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시민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기업이 1심에서 패소했다. 2017년 많은 여성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사용 뒤 생리불순·생리통 등을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생활환경연구실은 국내 시판 일회용 생리대 10종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방출 여부를 시험했다. 그 결과 10종 모두에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 여성환경연대는 당시 토론회 등에서 시험 대상이 된 제품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깨끗한나라는 환불 등 조처를 했다.
논란은 ‘생리대 파동’으로 번졌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9월 릴리안을 비롯해 당시 국내에서 유통된 모든 일회용 생리대로 정기 품질조사 대상을 넓혔다. 식약처는 이 조사에서 릴리안에 함유된 물질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자 깨끗한나라는 2018년 1월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실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지법은 3년여가 지난 2021년 11월10일 깨끗한나라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여성환경연대의 문제 제기가 여성 건강을 위한 공익적 활동에 해당하며, 깨끗한나라 또한 여성환경연대가 요구한 공익성을 받아들여 공정 개선을 논의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는 이유였다. 여성환경연대는 “재판부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권리를 쟁취해오고 있는 여성들의 손을 들어줬다”며 환영했다.
한편 정부가 2018년부터 2021년 4월까지 두 차례 진행한 건강영향조사 결과, 일회용 생리대 사용 탓에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관련성이 확인됐다고 <한겨레>가 11월11일 보도했다. 이미 6개월 전에 결과가 나왔으나,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이 조사방법론을 신뢰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해 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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