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008ABD">뭐든지 처음이 어렵다.</font> 11월19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19 국민과의 대화’는 사상 첫 타운홀미팅으로 진행됐다. 타운홀미팅은 미국의 오랜 직접민주주의의 산물로 <font color="#008ABD">각본 없이</font> 즉석에서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본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는 상황도 자주 벌어진다. 2010년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한 미팅이 대표적이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소개한 한 여성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제 당신(오바마)을 변호하는 데 지쳤다. 나는 ‘변화’를 말한 당신을 지난 대선에서 선택했다. 그러나 어떠한 변화도 아직 체감하지 못했다. 이게 당신이 말한 새로운 변화냐?” 예상치 못한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난처한 표정이 역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변명하지 않겠다. 실망시켜 죄송하다.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장은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질문과 진솔한 답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튿날 tbs 라디오 에 출연해 “참모들이 처음엔 걱정했지만, 끝날 때는 ‘이 정도면 괜찮았다’고 손뼉을 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든 ‘돌직구’는 없었다. 대신 “도떼기시장”(김어준)이 열렸다. 일부 질문자들의 수준 낮은 발언과 진행의 미숙함이 겹친 탓이다. 야권에서는 ‘보여주기쇼’ 등의 혹평이 나왔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11월21일)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밝힌 견해에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은 49.3%,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6%로 나타났다.
<font color="#008ABD">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font>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다시 ‘링’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는 11월20일 뜬금없이 “죽기를 각오한”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가 관철될 때까지 굶겠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단식을 만류하러 온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버텨보겠다”며 결기를 다졌다.
정치권의 반응은 냉담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황 대표께서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가지(삭발, 단식) 이행에 돌입한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황 대표는 9월16일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했다. 박 의원은 “제발 단식하지 마세요. 다음 순서인 (당대표) 사퇴가 기다립니다”라고 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걸핏하면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제1야당 대표의 모습이 한심하고 애잔하기 짝이 없다”고 했고, 바른미래당 최도자 대변인도 “자신의 리더십 위기에 정부를 걸고넘어져서 해결하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font color="#A6CA37">블라블라</font>
안드로메다로 가는 달 탐험
방송에서 약속한 달 탐험도 앞날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방송계 스타 피디(PD)인 나영석 피디는 유튜브에 를 열고 9월3일 ‘아이슬란드 간 세끼’ 첫 라이브 방송을 했다. 나 피디는 채널 구독자가 100만 명이 되면 출연자인 이수근과 은지원을 달나라로 보내겠다고 했다. “구독자가 100만 명이면 돈 많이 번다고 하더라. 달나라에 가는 기술 개발 중이지 않냐. 바로 보내드리겠다.” 구독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 11월19일 100만 명을 돌파했다. “공약에 대한 실천 방법을 다각도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공식 발표를 했지만 “달 여행에 1인당 4천억원이 든다”며 난감해하다가 ‘구독 취소 요청’ 라이브 방송을 했다. 유튜브 시장이 불붙으면서 방송을 쥐락펴락하던 인물마저 뛰어들고 있다. 에서 나 피디를 만나 “좋겠다. 나 피디니까 그런 편성 해주는 거야”라며 ‘시기질투’한 개그맨 유재석을 데리고, 의 김태호 피디 역시 유튜브 방송을 찍었다. 그들은 ‘초보’의 좌충우돌을 강조하지만 ‘올드 미디어’가 작심하고 뛰어들자 구독자 100만 명이 우습다. 유튜브와 텔레비전, 두 플랫폼은 명성과 자막 기술의 노련함, 장비 앞에서 아무 차이가 없다. 유튜브 스타들의 TV행에 이어, 스타 피디와 연예인의 유튜브행 등으로 혼성시대가 시작되는 것 같다. 달 탐험의 꿈도, ‘평등한 채널, 일반인 스타’의 이상도 안드로메다로 간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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