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창광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의 ‘죽마고우’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28일 황 신임 대표에게 “겸손하라”는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황 대표는 전날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50%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에게 45년 지기 친구로서 ‘메멘토 모리’란 말을 해주고 싶다.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로, 로마 시대에 승전한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겸손해지라고 누군가 뒤를 따라가면서 외쳤다고 한다”고 썼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에 썼던 글 ‘정치하지 마라’를 보면 메멘토 모리의 뜻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황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글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정치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통찰력이 담겨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죽마고우의 조언을 들을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는 2월27일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하겠다”는 날 선 소감을 밝혔다. 전당대회장에 울린 그의 포효는 겸손과 거리가 멀었다. 황 대표는 다음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취임 인사를 하러 간 자리에서도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여당이 잘 풀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당대표 경선 기간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정권의 2인자였던 사실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게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탄핵이 타당했던 것인지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심지어 ‘태블릿 피시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정치권에서 ‘도로 탄핵당’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황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도탄과 파탄에 빠진 민생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들의 아픔을 같이하는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변이 좋기로 유명한 그다운 발언이다. 하지만 그에게 말보다 더 중요해 보이는 것은 실천이다. 4년 전 이런 고언을 박 전 대통령에게 했다면 ‘주군’이 쫓겨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가 이끄는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아픔과 같이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는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다. 김진태 의원은 당대표 경선에서 3위에 그쳤지만, ‘5·18 유공자는 세금 축내는 괴물’이라고 한 김순례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황 대표는 언변에 걸맞은 실천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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