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한 일간지의 편집국장이 사표를 낸다. 회사가 언론 자유 운동을 벌이는 기자들을 해고하자 이에 책임을 느낀 송건호 편집국장이다. 그는 1988년 국민주 신문인 창간에 앞장섰다.
2006년 또 한 사람의 편집국장이 사표를 낸다. 사장의 삼성 관련 기사 삭제에 항의해 사표를 낸 시사주간지 의 이윤삼 편집국장이다.
편집국장은 경영진과 편집국 사이에 ‘낀’ 존재다. 저널리즘의 향방과 질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매체의 생존 전략을 경영진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은 전세계 편집국장들이 비슷할 것이다. 한국에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 압력이 거세졌다. 2012년엔 ‘신문 지면의 질을 높였다’는 사내외 평가를 받던 한 일간지 편집국장이 임기를 남겨두고도 갑자기 경질됐다. 이에 대해 광고 실적이 부진한 책임을 덮어썼다는 후문이 언론계에 나돌았다.
2006년 사장의 삼성 관련 기사 삭제에 항의하는 플래카드를 내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시사저널〉 기자들. 이 일로 편집국장이 사표를 냈다. 박승화 기자
편집국장 출신인 이충재 논설위원은 지난 2월에 발표한 석사 학위 논문 ‘종합일간지 편집국장의 편집권에 대한 인식 연구’에서 “(편집국장은) 일선 신문 제작 현장의 책임자인 동시에 경영 부문에서도 일정 정도의 역할을 주문받는 이중적인 위치에 놓여 있”어 “언론의 공적 기능 수행과 기업으로서의 이윤 추구라는 상반된 요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저널리즘의 품격을 높이는 투자가 곧 경영 부문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10년 이상 적자를 감내하는 과는 무척 다른 정치·경제·문화적 여건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충재 논설위원의 논문을 보면, 사주가 있는 신문사의 경우엔 사주가 편집국장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신문의 정체성과 논조 형성에 영향을 미쳤고, 사주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의 광고 의존도가 높은 대기업들이 편집국장에게 직접 기사 수정·삭제 관련 요청을 하면서 지면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현재 한국 중앙 일간지의 편집국장 임명 과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먼저 경영진이 곧바로 편집국장을 임명하는 유형이 있다. 다. 이 가운데 는 불신임건의제를, 는 중간평가제를 갖췄다. 불신임건의제는 편집국장이 임기 중 부적합한 일을 했다고 판단될 때 노조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해 인사권자인 대표이사에게 불신임을 알리는 제도다. 불신임건의제나 중간평가제 모두 강제력은 없다.
경영진이 편집국 구성원의 제도적 동의를 거쳐 편집국장을 임명하는 곳도 있다. 는 경영진이 추천한 편집국장 후보자에 대해 기자들이 임명동의 투표를 한다. 편집국 기자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는 대표이사를 사원 주주들이 직선제로 뽑아 주주총회에서 승인하고, 이 대표이사가 임명한 편집국장에 대해 임명동의제를 실시한다.
임명동의제를 실시하던 은 2014년부터 제도를 바꿨다. 대표이사가 2~3명의 편집국장 후보자를 지명하면 편집국 투표로 1명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은 과거 한때 (대표이사의 추천 없이) 기자들의 직접 투표로 편집국장을 뽑는 직선제를 실시했으나, 사내 정치로 인한 갈등 심화,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제도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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