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라면[lamj∂n] 명사
국수를 증기로 익히고 기름에 튀겨서 말린 즉석식품. 가루 수프를 따로 넣는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2005년 전세계에서 860억 개의 라면이 소비됐다. 일본식품회사 닛신의 창업자인 안도 모모후쿠가 1958년 처음 개발한 라면은 63년 한국에 들어왔다. 정부로부터 국민보건 향상과 식량자원 개발이란 명목하에 자금 지원을 받아 일본에서 2대의 기계를 도입해 ㅅ사가 만든 게 처음이었다. ‘면’이란 글자로 인해 섬유나 실의 명칭으로 오인돼 판매가 안 되자 시식 캠페인을 펼쳐 전파했다. 중량 100g에 10원이었다.
2008년 2월20일 ㅅ라면은 750원이 됐다. 기존의 650원에서 100원이 올랐다. 덕분에 전날까지 대형마트는 라면 사재기 손님으로 북적였다. 라면 업체는 밀가루와 팜유, 미강유의 값이 가격 인상의 요인이라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월27일 취임 뒤 수석 비서관 회의를 처음 주재한 자리에서 “라면값이 100원 올랐다. 라면 많이 먹는 서민들에게 100원은 크다”며 “청와대는 초점을 서민들에게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집값, 사교육비, 국민연금이 주는 부담만 못하거늘 라면은 100원에 나쁜 놈이 됐다.
우린 라면을 많이 먹는다. 2005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응답자의 54.46%가 라면을 1주 1회 이상 먹는다고 응답했다. 하루 1회 이상 섭취한다고 답한 경우도 3.49%나 됐다. 일본의 건강 저널리스트 이마무라 고이치는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인스턴트 라면을 3주간 계속 먹으면 뇌와 정신에 이상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칼로리가 높고 화학첨가물과 MSG가 함유됐다. 평균 나트륨 함유량은 하루 섭취 권장량의 95%를 웃돈다. 하지만 방부제가 없다. 값이 싸다. 조리가 편리하다. 강원도 화천의 박병구씨는 25년간 라면을 주식으로 삼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선 멸균 기술을 응용해 자체 개발한 우주 식품 4종 가운데 하나가 라면이다. 어쨌든 인기가 있다. 라면은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우주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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