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justin22@hani.co.kr
인터넷에 접속하면 습관처럼 초록색 홈페이지를 연다. 메일을 확인하고 뉴스를 클릭한다. 만화나 동영상도 보고, 영화가 보고 싶을 땐 먼저 이곳의 영화평을 확인한다. 음식을 만들 땐 이곳 블로그에서 조리법을 찾고,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갈 땐 여기 지도를 참조한다. 이곳은 네이버다. 평범한 한국의 누리꾼이면 크게 다르지 않은 인터넷 이용의 일상적 모습이다. 네이버라는 ‘성’에 들어가면 모든 지식이 있다.
하지만 요즘 누리꾼 사이에는 네이버를 떠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중국제 없이 살아보기’ 운동처럼. 네이버의 ‘단맛’에 길들여 있는 것을 깨달은 누리꾼들이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한 블로거는 ‘네이버 없이 살아가기’라는 글을 이글루스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네이버 직원도 아닌데, 언젠가부터 인터넷을 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네이버 메인에 뭐가 떴는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지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네이버화된 체질도 변화시켜보고 싶다”고 글을 쓰는 이유를 밝혔다.
다른 블로거들도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제 인터넷 생활에 큰 부분이 되어버린 거 같습니다. 내일부터라도 습관을 조금씩 고쳐보려고요”라며 동참의 뜻을 밝혔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네이버가 보여준 ‘정치적 결정’ 또한 ‘네이버 떠나 살기’의 주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네이버가 대선 뉴스를 메인 화면에 노출하지 않고, 정치 기사에 댓글을 달지 못하게 한 것도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이유다. 오보로 드러나는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가정사까지 초기 화면에 주요 기사로 배치하고 댓글을 환영하면서, 대선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한 기사 노출과 댓글을 금지한 것에 대한 ‘이유 있는’ 불만이다. 많은 누리꾼들은 정치 게시판에 ‘하고픈 말을 못하게 입을 막는 네이버, 안녕입니다’ ‘네이버 떠나 다른 포털로 이사갑니다’ 등의 고별 댓글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다음의 뉴스 페이지뷰는 네이버를 넘어서 1위로 올라섰다. ‘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다음은 월간 페이지뷰 35억7천만 회로, 31억7천만 회를 기록한 네이버를 제쳤다. 이런 경향은 네이버가 정치 기사에 댓글을 금지한 9월 이후 더욱 굳어져 10월에는 다음이 32억7천만 페이지뷰를 기록해 26억3천만 페이지뷰를 기록한 네이버와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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