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떡밥[dd∂kbab] 명사
낚시 미끼의 하나. 쌀겨에 콩가루나 번데기 가루 따위를 섞어 반죽해 조그마하게 뭉쳐서 만든다. 물고기를 꾀어내고자 낚시 끝에 꿰는 먹이로 지렁이와 함께 민물 낚시용 미끼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수온이 올라가는 늦봄부터 초가을에 가장 많이 쓰이며, 집어력이 좋고 입질 파악이 쉬워 누구나 선호한다. 들깻묵가루, 콩가루, 보릿가루 등을 볶아 만들어 고소한 냄새를 내며, 어분이나 새우가루 또는 번데기 가루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물속에 들어가면 시간이 지나면서 풀어져 원래의 형태를 잃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에게 떡밥은 수질오염의 원인이다. 자정능력이 떨어진 강물에 차곡차곡 쌓인 떡밥들이 영양분을 과잉 공급해 부영양화 현상을 일으키거나 시판용 떡밥에 함유된 방부제가 강물에 흘러 들어간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낚시꾼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도 공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낚시인들은 “주변의 여러 오염물질을 외면하고 떡밥을 사용한 낚시 행위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주장은 탁상행정과 일부 환경론자들의 그릇된 시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받아치는 중이다. 2003년 8월 서울 잠실대교 상류지역 낚시가 금지된 뒤 낚시꾼들이 몰려든 탄천과 경안천, 인근 저수지도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남양주, 가평 등 팔당 상류지역 4개 시·군 64.8km가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며, 파주시 곡릉천과 고양시 창릉천은 이미 금지돼 적발시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있다.
감마선 떡밥이 대안이 될까? 10월25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김동호 박사팀은 반죽된 상태로 떡밥을 포장한 뒤 감마선으로 멸균해 즉시 사용이 편하면서 수질오염을 최소화하는 즉석 떡밥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떡밥 논쟁은 어디서나 시끄럽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이 피감기관에서 식사와 술 등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의원 물고기들은 떡밥에 숨겨진 낚시고리가 무서운 줄 모르고, 피감기관 낚시꾼들은 떡밥이 물을 흐리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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