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그 남자는 아무래도 할 말이 많았던 것 같다. 며칠 전 지지자들 앞에서 네 시간을 떠들고도 모자라 매일같이 쏟아내는 까칠한 멘트들로 기자들의 퇴근 시간을 늦추시는 중이다. 그는 야당 대선 후보들을 향해 “밑천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고, “외국 언론에 독재자의 딸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면 곤란하다”고도 했다. 선관위는 그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다”고 했는데 그는 “중립 요구는 위선적인 제도”라고 받아치고 있다. 다 좋다. 그날 연설에서 참을 수 없었던 구절은 이 대목이다. “저는 ‘노사모’라는 것을 고유명사로도 쓸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회참여 활동, 정치참여 활동을 보편적으로 그냥 ‘노사모 활동’이라고 보통명사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사모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박수치며 환호했고, 그 덕분에 그의 연설은 자주 끊겼다. 5년 전 그의 당선을 축하하며 여의도 한복판에서 기울였던 소주잔이 떠오른다. 사랑했던 사람의 몰락을 보는 일은 서글픈 일이다.
구청장님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 다 같이 못 먹고 못살던 60년대 시골 공고에서 4년 동안 고등학교 선생님을 했다. “내 평생 아이들 서울대 한 명만 보내봤으면!” 하늘을 우러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선생님은 구청장님이 됐고, 구정 개혁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구민 자녀들의 진학 지도까지 책임지기에 이른다. 구로구가 서울시 기자실에 뿌린 보도자료는 너무나 투박해 당혹스러웠다. “교육청도 아닌 구청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논·구술 강의를 직접 계획하게 된 것은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높여야 한다’는 구로구의 절박함 때문이다.” 전교조는 “공공기관이 혈세를 들여 사설학원처럼 논술 과외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성명서를 냈다. “저런 무지한 사람들.” 참된 교육자의 순수한 열정을 모르는 젊은 무리들을 보며 우리의 구청장님은 가슴을 쳤을지도 모른다. 구로구의 논·구술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60명으로 6월부터 강의가 시작된다. 경인고등학교에는 최첨단 전자칠판도 설치됐다. 무려 5600만원짜리라고 한다.
그것은 성매매였을까? 때는 1월31일, 밤늦게. 회식을 마친 농림부 공무원 두 명과 기자 세 마리는 경기도 안양시 ㅍ안마시술소로 향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일간지 기자 두 마리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인터넷 언론 기자 한 마리였다. 경찰은 기자들과 안마시술소 직원들을 불러 성매매 여부를 캐물었다. 기자들은 (당연히) “술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고, 장사 한두 번 해본 게 아닌 업소 직원들도 “기억에 없다”며 입을 닫았다. 모든 알려진 비밀에는 제보자가 있는 법. 누군가 사실을 입 밖에 떠벌렸고, 그 사실이 돌고 돌아 기자실 폐쇄 문제로 기자들과 대립 중인 청와대 귓속까지 전달된 듯하다. “나만 빼놓고 그런 데 가면 안 되지!” 누군가 화장실에 숨어 웃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그런 데 갈 때는 다 같이 손 잡고 가야지, 한두 명만 따로 가면 꼭 이렇게 뒷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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