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경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sano2@news.hani.co.kr
농협이 프로야구단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농촌사랑 아구단’을 만들 수 있을까? 농협이 ‘자회사 컨소시엄’이라는 형태로 인수를 추진했지만, 농민단체와 농협노조, 농림부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온 반대 여론에 밀려 인수 추진을 갑자기 보류했다.
하지만 짚단에 한번 붙은 불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다. 지난주 내내 농협의 현대 야구단 인수설이 떠돌자 인터넷은 온통 관련 이슈들로 들썩였다. 누리꾼들의 ‘뽀샵’(포토삽) 기술과 재치 있는 아이디어는 이번에도 비껴가지 않았다.

현상공모도 아니었는데 누리꾼들은 농협이 꿈꾸는 프로야구단의 새 이름을 무료로 지어줬다. “농협 이모작스, 슈퍼 경운기스, 품앗이 빌스, 농협 트랙터스, 농협 농민s, 농협 라이스, 유기농스, 새마을 익스프레스….” 농협이라는 이름 대신 이니셜 ‘NH’를 쓰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로 시작하는 배일호의 를 개사한 응원가도 나왔다. 찬스가 왔을 때 관중과 함께 흥을 돋울 수 있는 ‘풍년가 응원송’도 누리꾼들 작품이다.
뭐니뭐니 해도 농협의 짙은 녹색을 사용한 마스코트와 유니폼이 최고 인기다. 미 프로야구단 시카고 불스의 황소 로고를 살짝 응용(?)한 ‘녹색 황소’가 누리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는 순간 ‘새마을운동’이 떠오르는 유니폼 점퍼는 가슴 한가운데 커다란 농협 로고를 달고 있다. 선수들이 모내기하는 포즈로 수비를 하고 있는 패러디 사진도 웃지 않을 수 없다.
농협 야구단이 만들어지면, 프로야구판은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한 누리꾼들은 스포츠신문을 장식할 기사 제목도 미리 만들어봤다. 안타 대풍 ‘농협 승리’, 방망이 흉작 ‘농협 석패’, 농협 플레이오프 진출 ‘가을 추수’, 엘지 농협에 논두렁 갈아엎기 대승, 한화 농협 7연승에 제초제 뿌려….
하지만 이런 ‘놀이’ 저편에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농민 누리꾼들의 댓글은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프로구단 만들지 말고 부채나 탕감해주세요. 지금 농촌은 부채로 허덕이고 있거든요. 왜 인수를 하는지…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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