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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타] 새마을KTX, 통일KTX

등록 2006-12-01 00:00 수정 2020-05-03 04:24

▣ 석진환 기자/한겨레 온라인뉴스팀 soulfat@hani.co.kr

주방용품 도매업을 하는 안동선(33)씨는 거래처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3번 정도 고속철도(KTX)를 이용해 대전과 서울을 왕복한다. 열차의 잦은 연착으로 번번이 거래처 사람들에게 머리를 조아렸던 안씨는 얼마 전 인터넷에서 ‘속이 시원해지는’ 글을 봤다. 지난 11월21일 ‘모야이건’이란 누리꾼이 미디어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올린 ‘분노의 글’이다.
“철도공사는 11월1일부로 KTX 요금을 9.5% 대폭 인상했습니다. 그러나 속도까지 몰래 줄여놓은 사실을 아십니까? 서울발 KTX 45대 중 대전~동대구~부산만 들러 2시간40분이 소요되는 열차는 4대밖에 안 됩니다. 전에는 3대에 1대꼴로 2시간40분대 열차였다면, 지금은 10대에 1대도 안 되는 겁니다. 다른 열차는 2시간50~55분은 기본이고 3시간도 넘게 걸립니다. 연착 후 사과방송도 없습니다. 1년 넘게 서울~부산 왕복했는데 배신감과 분노를 하소연할 곳이 없어 이렇게 올립니다. 철도공사는 속도에 따라 요금을 차별화하든지, 요금을 내려야 합니다. 아니면 2시간40분 안에 간다고 떠들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합니다.”

글이 올라온 뒤 순식간에 2500명의 누리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댓글에 그동안 쌓인 ‘한’을 쏟아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10분 늦는 건 아주 기본이라니깐, 그 많은 사람들을 10분씩 곱해봐. 그 시간 누가 보상해주나?”(뚜룹띠리빠라뽕) “주마다 KTX를 이용하는데 정말 맘대로에여. 아예 매주 같은 시간 연착이더라구여.”(분홍돼지) ‘운주’라는 누리꾼은 “새마을KTX, 무궁화KTX, 통일KTX를 따로 만들어 요금을 차별화하자”고 꼬집기도 했다.

누리꾼의 성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요금과 연착 문제뿐 아니라, 고속철도 때문에 사라진 다른 서비스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았다. “차라리 옛날 새마을호가 백배 좋았다. KTX 때문에 새마을호, 무궁화호는 거의 시골버스처럼 됐다. 청소나 수리는 제대로 하는지….”(부동산재벌) “무궁화호는 더해요. 요금도 학생 할인이 없어지고, 가격도 거의 100% 올랐습니다.”(미키)

참고로, 지난 2005년 철도청이 공사화하면서 출범한 철도공사는 기존의 유아 무임승차 기준을 6살에서 4살로 낮추고 청소년과 학생에게 제공되던 20% 요금할인을 폐지하는 것으로 ‘공사화’의 첫발을 뗐다. 올해부터는 장애인에게 제공되던 50% 할인도 차등화해 4~6등급 장애인을 위한 할인율을 주중 30%로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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