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아연아 널 처음 만났을 때 넌 마치 천사 같았어. 하지만 곧 천사의 질투가 시작되었단다. 내게 주었던 저주를 너에게도 걸었어. 신마저 질투한 아연아. 너는 모르겠지만 넌 아주 특별한 아이란다. 사랑해^^*”
아연이는 아프다.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많이 아프다. 2살 아연이는 ‘유전성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백악질이 자라 오른쪽 턱이 얼굴만큼 부어올랐다. 양쪽 코와 기도가 막혀 음식을 쉽게 삼킬 수도 없고, 숨쉬기도 힘들어서 3시간 이상 잘 수도 없다. 종양이 기생하는 숙주가 된 어린 아연이의 몸은 벌써 2번이나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는 수술을 받았다.
아연이 아빠도 아프다. 딸에게 희귀병을 물려주고도 고통을 나누지 못하는 죄책감으로, 24살 가난한 아빠는 매일 눈물을 흘린다. “아직 나 때문에 아프고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너에게 아빠는 늘 두렵고 아프다. 언젠가 네가 모든 것을 알게 되고, 왜 아픈지 왜 눈물 흘려야 했는지 이유를 알 나이가 되면 나를 사랑하는 눈빛이 원망의 눈빛으로 변하지 않을까. 그것이 제일 두려워.”
그러나 아빠는 “아연이가 병을 떨쳐버리고 보통의 아이들처럼 맘껏 뛰어놀 그날”을 꿈꾼다. 눈물이 마를 날 없는 아연이네 가족은 인터넷에 둥지(ayun.co.kr)를 틀고, 날마다 병상일기로 누리꾼을 만난다. 아빠는 아연이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낼 계획도 세웠다.
사연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모니터 앞 누리꾼들은 눈물을 닦았다. ‘선플’(선한 댓글)도 줄을 이었다. “저도 아이가 둘입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눈물만 주룩주룩 흘리고 있네요.”(ayun.co.kr, 선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연 공주님. 연예인 같은 외모는 가질 수 없지만 진정한 사랑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김희진)
아빠는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는 우리 부녀 모두 건강하게 만나게 해주세요. 사람들의 시선과 병마의 아픔을 잊은 채 늘 웃고 살 수 있는 그런 삶을 다음 세상에서는 꼭 주시길….”
아빠는 아연이에게도 약속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이 하나로 모일 때 천사의 저주가 풀릴 거야. 그것이 언제인지 아빠도 모르지만 너의 할머니께선 네가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을 때라고 하셨어.” 1번 수술할 때마다 수술비만 2천만원. 몸이 자라면 종양도 함께 자라는 아연이 얼굴은 앞으로 몇 번의 수술을 더 견뎌야 할지 모른다. 후원계좌: 새마을금고 0534-09-005832-7 (예금주) 이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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