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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타] 앙리소녀의 슬픔

등록 2006-09-08 00:00 수정 2020-05-02 04:24

▣ 이충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cslee@hani.co.kr

한 누리꾼이 외국 축구스타를 향한 공개 연서를 잇따라 띄워 화제다.
‘앙리소녀’로 알려진 누리꾼은 자신이 프랑스 축구선수 티에리 앙리를 죽도록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앙리로 인해 기쁘고 슬프고 서럽기까지 하다.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프랑스 경기 때 앙리가 경기장 안에서 뛰는 것이 꼭 자신를 향해 뛰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앙리소녀는, 앙리에게 부인과 딸이 있는 것이 너무 서럽다. 앙리소녀는 앙리가 자기를 몰라줘서 슬프고, 결혼해서 슬프고, 외국 사람이라서 슬프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슬프다. “돈이 없고 예쁘지도 않아 앙리가 싫어할 것 같다”는 게 이 누리꾼의 슬픔이다.

앙리소녀는 걱정스럽다. “앙리가 ‘앙리’라는 한글을 보고 자기 이름인지 알고 있나. ‘앙리’는 한국어인데 앙리가 알아볼 수 있을까?” 왜 그는 앙리를 좋아할까? “‘앙리’라는 이름이 귀엽고, 두상이 너무 귀엽게 생겼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앙리를 너무나 좋아하는 앙리소녀의 증상은? 오늘은 앙리에 대해 누가 어떤 글을 올렸는지 인터넷에서 앙리를 항상 검색해본다. 앙리에 대한 글이 인터넷에 올라 있지 않으면 섭섭하다. 하지만 자기보다 더 앙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질투가 난다. 사춘기 소녀 특유의 감정이라고 말하기에는 누리꾼 소녀의 마음이 너무 절절하다. “정말 미쳐 돌아버리겠어요. 지금 이 글 쓰면서도 눈물이 막 고이고 미치겠어요. 진짜 앙리 너무 좋아요. 진짜 눈물나요. 서러워요.”

누리꾼들은 “앙리소녀가 꼭 앙리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한결같은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여자분들은 학창시절에 한 번쯤 이렇게 연예인을 좋아해본 경험이 있다”며 “앙리소녀는 그 대상이 머나먼 이국에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글을 올려 앙리소녀의 처지를 동정했다. “이제 한발 물러서서 앙리랑 결혼하는 건 정말 현실이 될 수 없으니 포기하고 그냥 딱 한 번만 만나보자고 생각했는데도 너무 힘들다”는 앙리소녀. 지금 어떻게 됐을까.

“앙리소녀는 한 카페 회원인데 다른 회원들이 욕설 담긴 쪽지를 보내기도 하고, 앙리소녀 부모를 모욕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와 아이디를 없애고 글도 없앤 후 잠적했다”는 앙리소녀의 근황에 대한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소녀의 아이디 ‘앙리1214’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뛰는 앙리의 배번 12번과 프랑스 대표로 뛸 때 앙리가 달고 나오는 배번 14번 숫자다. 앙리소녀는 중3, 16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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