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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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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타] 봉자와 베이브

등록 2006-06-08 00:00 수정 2020-05-02 04:24

▣ 박상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justin22@hani.co.kr

“저희는 OOINC 해외패션유통관리부에서 일하고 있는 정상인입니다. 항간에 마약 먹고 춤춘다는 얘기가 있는데^^ 야근하고 출출하면 새우탕 정도는 먹고 놉니다.”
기대된다 이 사람들. 도대체 어떻게 놀기에 ‘우리는 미치지 않았다고요’라고 애써 주장해야 하는 걸까. 그녀들의 이름은 고봉자와 베이브. 외국 바이어와 거래해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한다. 끝도 없는 야근과 쏟아지는 졸음에 지친 그들…. 사무실을 무대 삼아‘평소’노는 모습을 촬영해 개인홈피에 올린 동영상이 조회 수 5만을 넘는 등 온라인에서‘벼락스타’로 등장했다
http://q.freechal.com/somi3760
어떻게 노느냐고? 예상대로, 머리에 꽃부터 꽂는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일하던 모습 그대로라, 화장도 거의 안 했고 속눈썹도 없다.

사무실 청소기는 봉 마이크로, 헤어드라이기는 머리 휘날리는 특수효과에 사용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그녀들의 ‘섹시·코믹’ 댄스 댄스 댄스~. 가슴에는 ‘고봉자’라는 커다랗게 쓴 이름표가 붙어 있다.

그렇다고 그저 웃기기만 한 ‘생쇼’ 동영상은 아니다. 미국에서 필라테스를 배우고 강사 경력까지 있는 베이브는 ‘여직원 S라인 몸매 비법’ ‘머리가 맑아지는 운동’ 등 수준급의 요가 동영상을 선보인다.

이들의 동영상을 보고 ‘연예계 진출하려고 발악을 하는구나’ 하고 악플을 다는 사람도 있지만, 고봉자는 “힘들게 일하는 직장인들이 신나게 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저, 웃어주시면 감사^^ …10억 소녀가 되고 싶은 사람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집중하는 것은 항상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인기인도, 연예인도 좋은 직업이지만… 제 모습 그대로를 담을 수 있는 방송국은 봉자 안에 있거든요^^ 빛나는 대한민국 직장인 여러분!! 힘내세요~ 와우!”

이들의 신나는 모습에 수많은 팬도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홈피에 응원하는 글을 남겼다.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이들보다 남에게 즐거움을 주고 자기 자신을 알고 반성하며, 나아가는 당신은 진정 프로라 생각이 듭니다. 파이팅하세요.” “봉자씨 신나게 잘 봤네요. 아침부터 기분 좋네요.ㅎㅎ 앞으로도 재밌게 일하시구요. 힘내세요^^”

행복한 삶을 바라는 대한민국 수많은 봉자와 베이브들이여, 그리고 직장인들이여. 일터에서도 생각만 바꾸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느니라, 봉자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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