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 거짓말은 ‘하’지만 구라는 ‘친’다. 양념으로 살짝살짝 치기도 하지만 아프도록 세게 치기도 한다. 그것이 경지에 이르면 사군자를 치듯 예술이 된다. 예술에 이른 구라는 주로 ‘풀린다’. 얼음이 봄볕에 풀리고 녹지 않던 소금이 막대기로 저으면 풀리듯 말이 물처럼 술술 풀려나온다.
한국에는 ‘구라’라는 별명이 붙은 유명인이 셋 있는데, 백구라, 유구라, 황구라가 그들이다. 백구라는 백기완 선생, 유구라는 유홍준 문화재청장, 황구라는 소설가 황석영이다.
그들에게 특별히 ‘구라’라는 별명을 붙여 ‘존경’으로 삼는 것은 그들의 말이 청산유수같이 풀려서다. 황석영은 구라라는 별명에 대해서 “구라라는 은어는 수다꾼이거나 뻥쟁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어서 처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요. 이는 아마도 내가 십 년이 넘도록 길고 긴 소설을 썼고, 마음에 맞는 자리에 가면 주위를 즐겁게 하는 입담을 가진 때문이 아니었던가 싶은데요”라고 말했다.(<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그가 산 굴곡 많은 인생만큼 말의 의미도 적극적으로 변한 것이다. 남들이 붙이는 것이 꺼림칙하던 것을 넘어 김구라는 스스로를 ‘구라’라 칭했다. 인터넷 <딴지일보>에서 ‘김구라 황봉알의 시대대담’으로 방송을 시작했는데 이때 정치 논설을 하면서 정치권에 직설적이고 자극적으로 막 하자는 의미에서였다.
도정일은 <대담>에서 “자기 이야기를 구라라고 선언해놓고 푸는 구라, 그게 진짜 구라”라고 말한다. 같은 책에서 그는 19세기에는 소설이 “이것은 진짜 내가 겪은 이야기다”라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20세기 들어서는 “이건 구라다. 이걸 사실로 믿으면 총살당한다”라고 말하는 소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대담>의 상대편인 과학자 최재천을 향해서 그는 “한때 진리로 여겨졌다가 진리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어 나자빠진 이야기들, 곧 ‘구라’들이 즐비한 동네, 그게 과학사”라고 말한다. 검찰은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수사를 마치고 황우석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일명 ‘황구라’의 구라는 사전의 첫 번째 의미에 충실한 구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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