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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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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넌센스] 그 명품 정당, 리콜 엄청 해야겠네

등록 2006-05-12 00:00 수정 2020-05-03 04:24

▣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현다이, 계룡산을 주시하라!
구속 뒤 ‘감옥 경영’에 여념이 없으신 우리의 MK 회장께서 며칠 전 <정감록>을 읽다 무릎을 탁 치며 일어나셨다. “난세에 계룡산에 영웅이 뜰지니, 그의 이름은 정도령이다.” 생각해보니, 현다이에는 그동안 세 번의 난이 있었다. 바야흐로 난세라 부를 만하다. 첫 번째 난은 왕회장 살아 생전 아드님들 사이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 두 번째 난은 몽헌 회장 사망 뒤 KCC 쪽과 벌어진 ‘시숙의 난’ 그리고 얼마 전 일어난 ‘시동생의 난’이다. 절체절명, 그룹 최대의 위기에 빠진 우리의 MK 회장님께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직원들을 계룡산으로 급파했다. 계룡산의 정도령은 과연 위기의 현대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검찰 말대로 우리 국민들이 하루아침에 벤츠 탈 것도 아니고, 어쨌거나 국민기업, 현다이의 위기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온통 계룡산으로 집중됐다. 정도령,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

국방부는 평택 주민들을 두들겨패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심지어 주민들을 웃기기까지 했다. 국방부의 최신판 조크 하나. 국방부는 ‘병력 투입’ 최후 통첩을 하면서 “농사를 짓지 않고 기지 이전 공사에 협조하면 철조망을 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로되, 물은 물이로다’ 이후 처음 등장한 ‘밥 먹으면 배부르다’류의 필살의 개그! 저 정도 개그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가 안보를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 한쪽이 뿌듯하게 부풀어오른다. 그나저나, 이후 평택에서는 국방부 패러디 개그 시리즈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펜스 치는 작업에 적극 협조할 테니, 올해에도 농사짓겠다.’ ‘국방부의 측량 작업을 도와줄 테니, 미군기지 이전을 백지화하라.’ 가끔씩 웃겨가며 군대 투입하는 센스 있는 우리의 국방부! 높은 산 깊은 골을 박차고 나가는 사나이 개그에는 밤낮이 없다. 우리의 국방부, 조금만 더 힘내라. 자주국방의 날이 멀지 않았다.

앗! 한나라당은 명품 정당?
김재원 한나라당 기획위원장은 날카로운 ‘명품 개그’로 도하 신문에 이름 한 줄 걸치는 기염을 토했다. 정치도 상품화된 시대에 국민들의 주요 선택 기준은 정치인들의 면면이라는 말은 지극히 옳다. 자! 자! 골라봅시다. 한나라표 명품. 상품기호 1번 유신공주 박그네, 기호 2번 건설왕자 명바기, 기호 3번 교수 출신 소낙규 그리고 혜성처럼 등장한 산소 남자 오새훈! 4종 세트를 한꺼번에 구입하시면, 카드 12개월 무이자 할부가 되는지 안 되는지 헷갈리는 가운데, 그는 열린우리당 짝퉁들에게 충고를 잊지 않았다. 명품 공장에서는 불량품이 생기면 리콜하면 되지만, 노무현·이해찬·유시민 짝퉁은 어찌해야 하나. 진지하게 하는 말에 웃으면 안 되는데 자꾸 웃음이 터지는 걸 참을 수 없다.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 나무란다고, 비슷한 회사끼리 너무 남의 말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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