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갯과의 포유동물. 개는 400여 아종이 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교배된 결과다. 인간의 손에 의해 억지로 교배되기 전, 1만2천여 년 전에는 개는 야생의 늑대였다. 그 세월 동안 점점 개는 인간에게 가까이 갔지만 몸은 서로를 잊지 않았다. 늑대와 개는 여전히 같은 종이다. 그래서 맘만 먹으면 둘을 교배시켜 새끼를 낳을 수 있다. 늑대와 개의 역사적인 분화 과정에 대해서 다룬 <어린 왕자>는 늑대·개 사이에서 <성경>처럼 읽힌다. 늑대는 여우처럼 분장해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고 “서로를 길들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늑대는 집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지금 개가 된 늑대는 인간을 길들여가고 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했듯 개똥은 약으로 쓰였다. 프랑스 고전에는 특수하게 말린 개똥이 이질에 ‘특효약’이라고 했다. 개는 그 자체가 ‘보신탕’으로 ‘아저씨들의 약’이다. 최근 개의 계급적 분화(의·식·주로 구분)로 인해서 제일 하류층(衣-목줄을 매는 것 외에 다른 의상은 없으며, 食-사람들이 먹은 뒤에 식사를 하고, 注-실외 생활을 하며 맨발로 실내에 들어가지 못한다)인 똥개들이 주로 도륙되고 있다.
<개 같은 날의 오후> <개 같은 내 인생>에는 개가 나오지 않는다. 개의 영역이 생물학적 개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싫어하는 상사의 전화 벨소리는 ‘멍멍’으로 지정해놓고, 상사가 이치에 닿지 않게 괴롭히면 ‘개소리’를 한다고 말한다. “술 마시면 개가 된다”고 할 때도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개가 아니다. 네 발로 기거나 물어뜯거나 하지 않더라도 이 말은 ‘심각한 중증 알코올 장애’를 함축한다. 2006년 병술년이 밝았다. 음력으로 육십갑자를 세므로 양력 1월30일부터 병술년이다. 사주와 점을 많이 보러 다니는 새해, 올 한 해의 운세를 전체적으로 정리해보자. “병술로 먹다 보면 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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