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font color="#C12D84" size="4">오산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font> 거듭되는 경찰의 ‘꼴값’ 퍼레이드에 철거민도, 운동단체도, <한겨레21>도 공황 상태에 빠졌다. 지난주에는 철거민들을 ‘홀컵’으로 착각했는지 2번 아이언을 빼들고 절묘한 ‘어프로치 샷’을 선보이더니, 이제는 현장에서 숨진 철거회사 용역 직원 이아무개(25)씨의 사망 원인을 철거민 탓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오산 지역 시민단체들은 6월1일 “이씨를 부검해보니, 머리뼈에서 함몰 골절이 발견됐으나 기도와 폐 등 호흡기에서는 그을음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전문가 부검 의견을 밝혔다. 한마디로 이씨가 죽은 것은 철거민의 화염병 때문이 아니라, 동료 용역 직원이 던진 소화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산에서 이어지는 경찰의 ‘오산’의 끝은 어디일까. 지나친 ‘버디’는 몸에 해롭고, 지나친 ‘오산’은 사람을 죽인다. 경찰 앞으로 버디 금지!
<font color="#C12D84" size="4">아, 그랬구나!</font> 6월2일 서울시 기자실에서 보도자료를 받아드는 순간 뜨거운 감동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서울시 수돗물이 다른 기준도 아닌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당당히 합격했다는 것이다. 그 누가 상상이나 했던가. 서울시 수돗물이 미국 군납용 우유 테스트보다 힘들다는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당당하게’ 통과할 줄이야. 할렐루야!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세상은 온갖 경이로운 일로 가득하다. 미용실에서는 파마를 하고, 피자 배달부는 피자를 배달하며, 축구선수는 다른 공도 아닌 축구공을 차고, 기자는 심지어 기사를 쓴다. 하기야 서울시 수돗물이 ‘먹는 물’ 검사에 통과했다는 얘기는 이따금 일간지 지역 면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아직 수돗물조차 나오지 않는 무허가 판자촌이 많다는 기사는 찾기 어렵다. 서울 서초구 비닐하우스촌에서만 아직 500여 가구가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데, 일부 물은 아이들에게 청색증을 일으키는 질산성 질소나 대장균에 오염돼 있다. 뚝방마을에 사는 80대 노인은 비 오는 날은 수돗물을 뜨러 양재천 변 ‘시민의 숲’에 가지 못하고 오염된 물을 그냥 마셔야 한다. 왓 어 원더풀 월드.
<font color="#C12D84" size="4">“그건 2대8이었다.”</font> 신풍호 선원들을 일본 보안요원들이 무차별 폭행했다는 우리쪽 보도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보인 반응이다. 분명 일본 보안요원들이 K-1 챔피언 ‘홍만이’는 아닐 터. 중국 어선을 붙잡으러 간 우리 해경이 되레 얻어터지고 돌아왔다는 소식을 간간이 접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씁쓸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외교 노력으로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자, 괜한 기싸움이 두 나라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뻘줌해진 해경이 자랑스레 외쳤다. “신풍호에 한국 배가 ‘2분’ 먼저 도착했다!”
기싸움, 이거 생각보다 중요하다. 무한정한 군비 확장을 감당할 수 없었던 미국과 소련 양국 정부. 군비 축소를 위한 데탕트 외교를 시작했다. 미국을 방문한 소련의 흐루시초프는 데탕트 기념으로 소련에 부족한 생필품 수입에 나섰다. 가장 먼저 주문한 상품은 물론 콘돔. “18cm짜리 콘돔 10만 박스.” 당황한 미국쪽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아니 이놈들이. 고심 끝에 케네디가 비서실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상자 위에 이렇게 써넣도록. 아메리칸 스탠더드 미니 사이즈.” -_-;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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