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화콜, 콘택600, 시노카, 지미코정….
익숙한 감기약이 공포의 이름으로 돌변해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공포의 성분은 페닐프로판올아민(PPA). 지난 8월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민들이 애용해온 PPA가 ‘출혈성 뇌졸중’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 이 성분은 무려 75개 회사 167개 감기약의 ‘크레딧’에 들어 있었다. 김약국, 보령약국, 은혜약국…. PPA는 수십년 동안 전국 곳곳의 약국 배급망을 타고 마을 곳곳에서 팔려왔다. 흥행은 물론 성공이었다. ‘국민 감기약’ 콘택600은 지난해 17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21.7%의 흥행 성장. 한국 영화의 성장률 못지않다.

식약청이 제약회사와 호흡을 맞춰 ‘공포영화의 제작자’로 나섰다. PPA는 지나친 ‘약발’로 미국에서는 2000년 11월, 일본에서는 2003년 8월에 퇴출당했다. 식약청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좇아 2000년 10월 판매금지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2001년 7월 돌연 다시 판매가 허용됐다. 식약청이 스크린쿼터의 ‘문화적 특수성’처럼 한국인의 ‘체질적 특수성’을 감안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또 영화 의 재개봉에 영향을 받아 PPA의 재판매를 결정했다는 추측도 있다.
식약청이 재판매시 정한 PPA 하루 최대 복용량 ‘100mg’은 매우 과학적인 기준으로 밝혀졌다. 감기약 한 알에 든 PPA 함량은 25~30mg. 하루 세번 먹어도 최대 복용량을 절대 넘지 않는다.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식약청이 하루에 네번씩 먹는 약물 남용을 막기 위해 정한 기준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제약회사의 이윤을 국민의 건강보다 우선시하는 마케팅 과학이 낳은 성과라고 반박한다.
“감~기 조심하세요~.”
대한민국 시민권자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광고다. 인형이 나와서 ‘충고’하던 광고 말이다. 식약청의 다음 작품은 그 인형을 이용한 공익 공포광고라는 ‘설’이 있다. 카피는 “감~기약~ 조심하세요~.” 그 인형이 의 주인공, ‘처키’가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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