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장크트 페터오르딩의 사구(모래언덕). 수백 년 동안 인간의 개입 없이 보존됐다. 그 주변을 소나무숲이 둘러싸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1932년 반세기 넘게 세계기록으로 남을 긴 방조제의 마지막 공사가 끝났다. 네덜란드 북부의 자위더르해와 북해 사이 약 32㎞를 막는 대규모 공사였다. 목적은 분명했다. 큰 피해를 남긴 1916년 대홍수 이후 다시 재난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세계 최장 길이의 아프슬라위트데이크(Afsluitdijk) 방조제가 만들어졌다.
이로부터 74년이 지난 2006년, 아프슬라위트데이크의 길이를 뛰어넘는 방조제가 건설됐다. 한국의 새만금 방조제(약 34㎞)다. 이 방조제를 만들기 위해 한국은 네덜란드를 찾아 견학하고 이를 참고했다. 그러나 두 방조제의 건설 목적은 달랐다. 새만금 방조제는 농업용지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다. ‘방조제’라는 결과만을 참고한 새만금의 생태계는 이후 급속도로 망가졌다. 용도는 여러 차례 변경됐고, 아직도 간척사업이 진행 중이다.
2024년 3월16일로 창간 30주년을 맞이하는 <한겨레21> 창간기념 특대1호(제1504호)는 새로운 30년을 위한 미래 의제로 강과 바다, 갯벌 등을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재자연화’를 제시한다. <한겨레21>은 이를 위해 7박9일 동안 네덜란드와 독일의 사례를 취재했다. 다만 이 국가들의 ‘모범 사례’를 화려하게 보여주며 상대적으로 초라한 국내 현실을 보여주는 방식은 지양했다. <한겨레21>이 집중한 건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모범 사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맥락, 그리고 결과를 만들어낸 거버넌스(의사결정 체계)였다.
특히 2004년 수질오염이 심각한 휘어스호의 생태 복원을 위해 댐에 터널을 뚫어 해수를 유통한 사례는 국내에선 ‘모범 사례’로 불린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 이 프로젝트는 이미 실패한 사례로 여겨진다. 수질이 처음에는 복원됐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자 더는 좋아지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독일도 비슷하다. 정답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항상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독일을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이었다. 은퇴한 학자, 현직 수자원공사 관리자 등의 입에서 약속한 듯 이 말이 나왔다. 쉽게 말하면 ‘직접 해보면서 배운다’는 뜻이다. 이번 현지 취재는 이 말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데 집중했다. 아울러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자연을 생태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무엇인지도 살펴봤다.
창간기념 특대2호(제1505호)에서는 ‘재자연화’ 연속기획으로 국내 사례를 다룬다. 극소수지만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국내의 하굿둑과 갯벌, 인공호수 등의 현장을 찾는다. 여기에는 생태계가 심하게 훼손돼 복원이 시급한 지역도 있다. 한국은 “러닝 바이 두잉”을 하고 있을까.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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