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잦다. 점점 더 잦고 강렬해진다. 2023년 4월2일은 역대 세 번째로 산불이 많이 발생(33건)한 날이었다. 이례적인 고온 건조한 날씨 탓으로, 벚꽃도 예년보다 2주 빨리 개화했다. 한 해 전에도 그랬다. 2022년 3월5~14일 경북 울진 등에서 일어난 산불은 서울 면적 3분의 1(210㎢)을 휩쓸었다. 사상 최장기간인 무려 9일(213시간) 동안 불길이 지속됐다. 기후변화와 산불은 ‘상호 악화’ 관계다. 기후가 변하면 산불이 잦고 강렬해지고, 이렇게 일어난 산불은 다시 온실가스를 일으켜 기후변화를 심화한다.
증가 일로인 온실가스의 양이 방향을 바꿀 조짐이 없다.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1차 목표연도인 2030년까지 절반을 지나왔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10% 늘었다.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 정부의 인식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2023년 4월의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기후운동단체들은 ‘탄소중립 포기 계획’이라 부른다.
기후가 변화하는 건 인류가 너무 크게, 또 너무 빨리 성장했기 때문이다. 자기 성장에만 몰입하다 지구로부터 너무 많은 에너지와 원료를 가져다 썼고, 또 지구로 너무 많은 폐열과 폐기물을 내보냈다. 인류는 정말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을까.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성장을 이제 멈추자는 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겨레21>은 ‘414 기후정의파업’을 맞아 ‘강요된 다이어트가 아닌, 자발적으로 검소한 생활을 선택한 치료법’으로 얘기되는 탈성장 담론과, 그중 가장 유의미한 것으로 평가되는 ‘도넛 경제’ 모델을 살폈다. 4월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에서 기후파업에 나서는 이들도 만났다. 이들이 왜, 어떤 절박한 심정으로 시위에 나섰는지 들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가속을 멈춰라, 달팽이처럼 기어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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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도 라이프스타일’이란 합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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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터가 기후악당” 노동자·홈리스·엄마들 파업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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