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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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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돼지도 같이 살자
등록 2018-09-22 17:07 수정 2020-05-03 04:29

소비자에게 돼지농장 문을 열어라

지난호 표지이야기 ‘슬픈 돼지의 경고’에 대해 독편3.0 단톡방에서 나온 의견과 질문에 김현대 기자가 답하는 식으로 이번 21 토크를 정리한다.

제주산을 내세운 돼지고기 가게여서 청정지역에서 나고 자란 돼지일 거라 생각했는데… 소비자로서건 사람으로서건 뭘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클라라 파파)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이사가 기사에서 제안했던 것처럼, 소비자가 직접 돼지농장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공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깨끗한 농장에서 자란 돼지도, 더러운 농장에서 자란 돼지도 시장에서 똑같은 가격으로 팔린다. 그러니 굳이 돼지한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동기가 약한 것이다. 농장 사육 환경을 소비자가 직접 들여다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의 압박이 되지 않겠나. 너무 더럽고 너무 불쌍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려 할 테니까. 돼지농장에서는 방역 같은 이유를 들어 문을 열지 않으려 하겠지만, 소비자의 힘을 모으면 안 될 일이 뭐가 있겠나.

0월2일 세계농장동물의 날 행사에도 참여해 보자. 그날 하루, 단식이나 채식으로 농장동물의 고통을 기억하자는 운동이다. 올해 처음 여는 카라의 동물영화제도 즐겨보자. 둘째날인 10월 13일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에선 마지막 돼지라는 영화를 상영한다. 비슷한 연민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끼리 그렇게 작은 행동을 시작해 보자. 카라 홈페이지(www.ekara.org)에서 두 행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서울 홍대입구 롯데시네마 1관에서

김현대 선임기자가 혈기왕성한 젊은 기자가 아니라 80학번의 노(?)기자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나는나)

80학번은 맞는데, 혈기왕성(?)하다. 지난해까지 암벽등반도 했고, 얼굴도 동안이다. 한 달 정도는 이주노동자들과 똑같이 농장에서 일하려고 했는데, 앞문 취업에 실패해 사흘 체험에 그친 것이 쑥스럽다. 사실은, 농업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돼지농장 현장을 잘 모른다. 제대로 들어가본 적이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도 이젠 고개는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기자로서 흐뭇하다.

죄책감 안 드는 소비자 되는 방법 같은 것을 후속 조처로 일러줘야 하지 않을까. 당장 어디에서 사야, 그나마 돼지답게 동물답게 살다간 친구들을 품을 수 있을까.(경복궁 앨리스)

기사로 소개한 ‘더불어 행복한 농장’의 전자우편 주소(pigk3024@naver.com)를 남기겠다. 죄책감을 가장 덜 느낄 수 있는 고기를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곳에 사는 분들은 연락해서 찾아가봐도 좋을 것 같다. 차제에, 김문조 대표의 동물복지농장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 그룹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동물복지 농장 확산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생명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공 단백질로 햄버거 만들기에 성공했다고 하던데, 우리나라도 이런 실험을 하고 있을까.(박지승)

얼마 전 이재웅 쏘카 대표를 인터뷰할 때 그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 이 대표도 공장형 축산에 부정적인 생각이 강했다. 그 대안으로 인공 단백질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개발자를 찾아 투자에 나섰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론 인공 단백질을 농장 돼지고기 대신 먹자고 권할 생각은 없다. 농장 돼지를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다. 시민이 나서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뉴스룸에서

“폭염에서도 불평등과 소외를 이끌어낸 ”

“발로 뛴 , ‘폭염 보도’의 새 장을 열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제1224호 표지이야기 ‘누가 폭염으로 숨지는가’를 8월 이달의 좋은 보도로 선정하면서 내놓은 평가입니다. 이번 보도는 이재호 기자가 주무를 맡았고 이승준, 변지민, 조윤영, 김현대, 정인환, 곽효원 교육연수생 등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변 기자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이달의 좋은 보도로 선정되는 영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은 당시 폭염 취재를 하던 이승준 기자의 뒷모습입니다. 땀으로 토끼가 그려진 모습에 편집국 전체가 웃음으로 가득했습니다. 수상 소식에 독편 카톡방에도 축하가 쏟아졌습니다.

“오 ㅎㅎㅎ 축하드려요. 역시 좋은 보도는 누군가의 눈에 들기 마련이군요. 땀으로 그려진 토끼가 귀엽네여ㅋㅋ 참으로 다소곳한 자세로 포즈를 취하신 기자님도 귀여우시고요!!”(꿈뚱뚱이)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표지였습니다. 당시 개인적으로도 폭염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폭염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는 것은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기사를 써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아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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