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만리재, 한겨레신문사 4층에 자리잡은 뉴스룸에서 요즘 돌아가는 일들의 꼴이 가관이다. 정신 못 차리고 있다.
예컨대 홍석재 지성팀장은 코앞으로 다가온 지면 개편을 준비하는 한편(1년 동안 계속했던 지면 개편을 또 한단다), 얼마 전 만들어진 ‘블루 섹션’의 주요 기사를 직접 쓰면서, 4기 교육연수생 5명의 멘토까지 맡았는데, 이번주엔 표지 기사를 취재·보도하는 동시에 2건의 긴급 외고를 청탁해 다듬었으며, 그 밖에도 숱한 고정 외고를 관리해야만 했고, 2주 뒤 게재할 ‘2016 상반기 추천도서’ 섹션도 기획했다. 그는 다음주에도 비슷한 강도의 일을 버텨내야 할 것이다.
김완 디지털팀장의 경우, ‘카카오몰 시즌2’의 판매고를 높이려고 파트너 쪽과 은근한 씨름을 벌이는 중에 네이버 뉴스스탠드 입점을 위한 서류 준비와 협상을 도맡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을 섭외해 홍보용 동영상 촬영을 지휘하면서, 모종의 추적 보도를 해보려고 동분서주하다가 일단 잠시 미뤄두고, 짧지만 농밀한 기사인 ‘이주의 키워드’를 써내야만 했다. 이것이 전부 이번주에 그가 치른 일이다.
이런 식으로 시사팀·지성팀·디지털팀을 합해 14명의 기자들이 각각 벌이는 14개의 난리굿판을 열거하자면 끝도 없는데, 이 와중에도 편집장은, 허리 통증으로 몸져누웠던 황예랑 기자와 전자책 발행 및 동영상 콘텐츠 제작 지휘에 바쁜 이완 기자에게 ‘대형 프로젝트’를 새로 준비해 다음주부터 추진할 것을 지시했으니, 당분간 이런 난리가 잦아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우리, 왜 이러고 있는가.
김경희 한림대 교수는 뉴미디어 시대의 뉴스 이용 동기가 ‘관객 동기’에서 ‘교감 동기’ ‘생산 동기’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사승 숭실대 교수는 뉴스 소비자들이 개인적 이해관계를 적용할 수 있는 ‘소비자 관계가치’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뉴스 생산 과정을 수용자에게 개방해 중층적·맥락적 뉴스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쉽게 말해, 정치·경제 엘리트의 관심사를 독자 앞에 늘어놓고 ‘볼 테면 보라’는 식의 뉴스는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를 그저 ‘보여주는’ 기사로는 먹고살기 바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할 것인가.
시민의 진정한 관심·고민·고통을 발굴하고, 그들이 취재보도 과정에 참여할 방법을 만들고, 가급적 그 모든 과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흥미로운 기사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은 젊은 (예비) 언론인의 역량을 뉴스룸에 끌어들이고, 각종 시민 네트워크와 협업해, 진정한 정치·사회·경제 의제를 개발하는 중이다. 다들 기자이자 프로듀서이자 활동가가 되어, 온·오프라인에 걸쳐 새로운 기사를 쓰려고 밤과 낮의 경계를 헐고 발버둥 중이다. 그래서 다들 정신 못 차리는 중이다.
이번에는 전진식 기자가 새로운 시민 의제 기사를 준비했다.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할 방법을 마련하자는 기사다. ‘아이가 아프면 모두가 아프다’ ‘바글시민 와글입법’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대형 기획이다. 이 지면을 통해 예전에 밝혔듯이 우리는 ‘새롭고도 진정한 정치보도’를 올해 내내 계속할 생각이다.
참고 문헌
김경희, ‘뉴스 소비의 변화와 뉴스의 진화’, 49권 2호, 2012년
김사승, ‘신문뉴스의 상품가치에 관한 미디어 경제학적 관점의 분석’, 57권 3호,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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