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할 수 없는 ‘뒷담화’를 가끔 전해듣는다. 날더러 “상 받고 싶어 환장한 기자”라는 것이다. 환장까진 모르겠고 의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상 받으면 ‘좋은 기사를 계속 쓸 동력’이 생긴다고 믿어왔다.
그것은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인디영화 감독의 심정이다. 탁월한 작품인데 시장이 몰라준다. 상이라도 받아야 ‘잘 몰랐는데, 그 영화 좋구나’ 하는 평판이 생긴다. 그래야 더 나은 차기작을 위한 자원과 열정이 생긴다. 기자상에 환장하는 이치가 그와 같다. 상 받을 만한 기사를 쓰는 것은 ‘좋은 기사의 표준’을 바꾸는 일이다.
국내 언론을 대표하는 상으로 한국기자상이 있다. 1967년 제정됐고 1993년 오늘의 꼴을 갖췄다. 매년 초, 직전 해의 좋은 기사를 통틀어 상을 준다.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없겠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기자상(대상·취재보도상·기획보도상)을 받은 주요 매체를 살펴보면 아래 와 같다.
영향력·판매부수 등에서 최고라는 는 상 받은 일이 희귀하다. 와 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소강상태다. MBC의 지지부진도 특기할 만하다. 반면 , , , KBS, SBS 등은 2000년대 들어 상을 많이 받았다.
기자상을 받으려면, 다름·깊음·질김을 갖추면 된다. 셋은 통하는 바가 있다. 예컨대 올해 초 한국기자상을 받은 세월호 추적보도는 남다른 기사를 내놓으려고 수사자료를 깊게 들여다보며 끈질기게 매달린 결실이다.
모처럼 언론들이 좋은 기사로 경쟁하고 있다. 은 세월호 1년 추적보도를 매듭짓고 2탄을 준비하고 있다. SBS 는 이를 확산시켰다. 는 조세회피처에 돈을 빼돌린 부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은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둘러싼 커넥션을 보도하고, JTBC가 이를 거들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매체는 ‘거대 언론’의 반열에서 조금 비켜나 있다. 종합일간지와 지상파 방송이 관성에 묶여 있는 동안, 권력고발과 탐사보도는 이들 ‘경계의 매체’로 옮겨왔다.
최근 10년 동안 은 한국기자상을 네 차례 받았다. 같은 기간 (취재인력이 10~20배 많은) 조중동 및 지상파 방송보다 많이 받았다. 좋은 기사의 표준을 바꿀 기회가 자꾸 찾아오고 있다. 기자상 받을 기회다. 환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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