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과 검찰의 민낯’ 북콘서트 모습. 김영석 제공
55살 김영석은 삼부토건에서 30년 가까이 사무직 노동자로 일했다. 하지만 보통 노동자는 아니다. 정재계에 광활한 네트워크를 갖췄던 옛 사주의 비리를 고발하고, 검찰과의 유착을 통해 성장해온 삼부토건의 경영 기법을 폭로했다.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 싸움을 그는 왜 그 회사의 월급을 받으며 계속하고 있을까. 2025년 6·3 대통령 선거 때,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전화번호가 없으면 일 제대로 안 했던 기자’라는 표현이 공감을 얻었는데, 견줘 말하자면 지난 10년 사이 한국 사회 탐사 기자 가운데 김영석과 만나보지 않았다면 일을 제대로 안 한 기자였다. 그는 최근 ‘재벌과 검찰의 민낯’이란 책을 펴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이 새롭게 주목받지만, 왜 삼부토건이 ‘꾼들의 회사’가 됐는지를 확인하려면 역시 김영석을 거쳐야 한다.
—‘재벌과 검찰의 민낯’을 출간한 이유와 배경은.
“삼부토건 노조 간부를 지내며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처음 검찰에 관심을 가졌다. 여러 언론과 작업하며 윤석열 검사를 비롯해 대한민국 검사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단편적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삼부토건이라는 회사를 무대로 벌어진 사건의 맥락과 상세한 검경유착의 진상을 기록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소불위의 검찰이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더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소명 의식도 있었다.”
—삼부토건이 몰락의 길을 가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애당초 권위주의 시대 정경유착 경영 방식과 노동자 희생으로 자산을 축적한 회사였다. 변화된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옛 방식 그대로 지배주주가 독단적 경영을 하고 경영권 분쟁을 하다가 결국 쓰러진 것이다.”
—법정관리 졸업 이후 삼부토건에 주가조작‘꾼’들이 몰려든 이유는.
“2017년 법정관리 중에 진행된 기업 매각은 여러 번 파행을 겪었다. 에스엠(SM)그룹, 디에스티(DST)로봇(현 휴림로봇)을 거쳐 여러 사모펀드나 투자조합의 손을 탔다. 그때부터 정상적 기업이 아니게 됐고, 등기상 경영진이 모두 허울뿐인 경영진 상황이 이어졌다. 왕회장, 고문 행세를 했던 이들이 하나같이 기업사냥꾼이었고, 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끌어온 다른 자본들 또한 단기적인 투기자본이었다.”
—그게 결국, 윤석열 테마주가 됐기 때문인데 최근 몇 년간 삼부 내부 분위기는 어땠나.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테마주’가 된 게 2019년부터 윤석열 부부와 조남욱 회장의 관계를 언론에 제보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 쫓겨나 아무런 영향력도 없던 사람과의 관계를 토대로 왜 회사를 계속 ‘윤석열 테마주’라며 띄우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실제 삼부토건이 할 능력이 있나.
“어떤 방식의 접근이냐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구성원들은 결국 사업의 실체가 있다기보다는 주가조작을 위한 ‘펄’(주가조작을 위한 호재성 공시나 뉴스)로 이용당한다는 걸 모두 느꼈을 것이다.”
—삼부토건 문제 등을 보도한 한겨레21 등 언론에 하고 싶은 말은.
“삼부토건은 기업주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현재 같은 안 좋은 이미지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지금도 200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생계를 이어가는 일터다. 기업회생 절차를 거치고 임금 체불의 고통을 이겨내며 일터를 지키는 노동자들이 있다. 지금 삼부토건 문제는 취약한 자본시장의 문제이자 무능한 금융당국의 책임 문제이고, 삼부토건 법인과 노동자들은 위법행위의 피해자라는 관점에서도 문제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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