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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에 바람을 불어넣어 일으켜 세운다

한겨레TV ‘뉴스다이브’ 진행자 고현준 시사평론가
등록 2025-11-13 21:08 수정 2025-11-16 17:01
한겨레티브이(TV) 뉴스다이브를 진행하고 있는 고현준 시사평론가. 한겨레 자료.

한겨레티브이(TV) 뉴스다이브를 진행하고 있는 고현준 시사평론가. 한겨레 자료.


‘평론’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가치, 우열, 선악을 평가하여 논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도래하며 최근의 시사평론가에게는 ‘재치, 유머, 언변’ 같은 자질이 더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여겨진다. 그래도 여전히 시사평론의 본질은 권력과 기성 언론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사실의 이면을 드러내는 행위다. 세상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다. 한겨레티브이(TV) 유튜브가 구독자 1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신문사에서 운영하는 여러 유튜브 방송이 있고, 그중 시사평론가 고현준이 진행하는 ‘뉴스다이브’는 뒤늦게 시작한 후발 주자다. 30년 가까이 미디어 관련 일을 했으되 신문사 유튜브 진행은 처음 맡은 고현준 시사평론가에게 신문사에서 하는 방송 그리고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해 물었다.

—한겨레TV 유튜브가 구독자 1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신문사에서 하는 방송 진행은 처음인데, 소회는.

“역사와 전통의 한겨레TV에 누가 되진 않았구나 생각한다.(웃음) 신문과 방송이 대척점에 서 있는 것이 아니듯, 다루어지는 정보와 뉴스도 본질이 다를 리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책상에 가만히 놓여 있던 신문지가 스르륵 일어나 독자를 향해 얼굴을 들이밀고 다가가 말을 거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놓여 있던 신문지에 ‘후~’ 바람을 불어넣어 일으켜 세우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방송에는 어떻게 입문했나.

“어느 쇼프로그램 녹화장에서 플라스틱 의자 까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카메라 앞을 막고 서 있다며 방송사 관계자에게 혼났다. 그런데 그 방송사 관계자가 대뜸 “집에 있는 제일 예쁜 옷 입고 내일 방송사로 오라”고 했다. 곧장 슈퍼스타가 될 줄 알았던 21살 때다. 그때는 몰랐다. 방송 일을 30년 가까이 하며 살지.”

—방송가에 오래 머물렀는데 기사보다 영상, 레거시 미디어보다 개별 유튜버들이 각광받는 최근 미디어 환경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의 간극이 줄어들고 있다. 조건 되고 자격 있는 이들이 생산하는 것이던 뉴스와 프로그램을 이젠 스마트폰을 다룰 줄 아는 누구라도 만든다. 두루두루 민주적이라 생각한다. 기존의 생산자나 매체들이 서운할 수 있겠으나 이젠 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 생각한다. 그 생산자들도 뒤돌면 곧바로 소비자이니 그냥 즐기시길 바란다.”

—시사방송 진행자는 뉴스를 어떻게 보나.

“계속 본다. 그냥 수시로 본다. 뉴스 속에 산다.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가 때를 맞춰 나오는 것이 아니니 언제 본다 이럴 것도 없이 계속 본다. 그래도 한겨레21 같은 주간지를 구독하며 매일 배설하듯 쏟아지는 뉴스와는 다른 시선과 생각으로 봐야 할 거리도 챙기려 애쓴다.”

—비상계엄 이후 1년여가 지났는데, 가장 충격적 혹은 인상적이었던 뉴스는.

“2024년 12월3일 밤, ‘비상계엄’ 그 자체를 이길 뉴스는 없는 것 같다.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모든 뉴스가 인상적이고 충격적이다. 경중을 따질 수 없겠지만 ‘윤석열 탄핵’이 되던 순간 개인적으로는 여러 상념에 젖었다. ‘미미한 개체로 세상에 와 두 명의 대통령을 탄핵시키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난다.”

—한겨레21을 비롯해 언론에 하고 싶은 말은.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노고가 많다는 점을 일단 밝혀두면서, 이젠 미디어가 미디어를 독점하려 하지 않으면 좋겠다. 앞서 말했듯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다. 생산자가 관심 있는 이야기보다는 독자의 의견에 더 귀를 열어 다양한 이야기가 쏠림 없이 전해지는 매체와 언론이 각광받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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