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김대중 대통령, 2003년·2005년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 탈지역주의, 비례성·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독일의 정당명부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리고 2020년 마침내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과 손잡고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미흡하나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준연동형은 처음부터 국민의힘의 전면 거부와 위성정당 설립이라는 거대한 걸림돌을 만났다. 대응을 두고 민주당과 정의당은 분열했으며, 민주당은 위성정당 낙인, 정의당은 총선 실패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두 정당의 반목과 비협력은 2022년 대선으로 이어졌고, 함께 패배했다.
2024년 총선거를 앞두고 두 당은 4년 전과 같은 상황을 맞고 있다. 민주당에선 위성정당 낙인을 피하기 위해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는 퇴행적인 주장이 나왔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조차 논의하기 어렵다는 강경한 태도를 지키고 있다.
한발 물러나 멀리 보면, 준연동형을 넘어 연동형으로, 비례대표 의석 확대로 나아가는 것이 정치 발전의 도도한 흐름임을 알 수 있다. 또 민주당과 정의당의 협력이 선거제를 넘어 다당제, 연합정치, 연합정부로 나아가야 함도 예상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폭정으로 사방에서 막혀버린 한국 사회가 이제 어디로 나아갈지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손에 달려 있다. 이들이 어떤 선거제를 선택하고 어떤 협력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둘러싼 두 정당의 깊은 고민과 갈등을 살펴봤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민주당의 준연동형 포기, 2027년 대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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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진보 비례연합정당, 민주당은 들어가야 하나…진성준 vs 이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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