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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정치권의 추경 셈법 [뉴스큐레이터]

등록 2022-05-21 01:25 수정 2022-05-21 17:40
2022년 5월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연합뉴스

2022년 5월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2022년 5월16일)을 시작으로 5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가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상황과 물가가 치솟는 경제 사정이 맞물려 정치권과 정부의 셈법이 복잡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5월12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의결했다.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추경을 편성하는 의도를 뻔히 알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 조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게 손실을 보상한다는데 막을 명분이 없다. 여당 시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곱 차례 추경을 집행한 민주당 역시 대선 직전인 2022년 2월 마지막 추경을 편성했다.

민주당은 처음엔 윤석열 정부 추경안의 재원을 문제 삼았다. 기획재정부는 2022년 들어올 세금수입을 계산해봤더니 애초 예상보다 53조원이 더 늘었고 이를 추경에 쓰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세금수입을 축소 계산했다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돈을 꺼냈다”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나섰다. 하지만 국정조사는 결국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는 꼴이었다. 민주당은 전략을 바꿔 오히려 정부안보다 10조원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실보상액을 소급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보상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기 위해 국채 발행 없는 재원을 만들어냈다. 민주당은 초과 세수 가운데 국채 상환용으로 배정된 9조원을 소상공인 보상에 쓰라고 요구한다.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통화 당국은 난감한 처지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아도 정부가 수십조원을 시중에 뿌릴 경우 안 그래도 치솟는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는 탓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월16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와 물가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수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뉴스 큐레이터는 <한겨레21>의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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