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국민은 어디 있습니까? 국민의 삶은 어디 있습니까?”
지금부터 꼭 2년 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그는 물었다. 2012년 7월10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다. 2년의 세월이 흐른 뒤, 그 답은 너무도 분명해졌다. 아마 그도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답은 ‘길 위에서’다. 그사이, 묻던 후보는 귀 막은 대통령으로 신분이 상승했다.
2014년 7월, 수많은 사람들이 ‘길 위’를 떠돈다. 안산 단원고에 다니던 막내아들을 나란히 잃은 아버지 두 분과 누나는 하루하루 낯선 길을 걷고 또 걷는다. 한 서린 팽목항에 데려다줄 것이라는 믿음만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힘이다. 지난 7월15일과 16일엔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들도 두려움을 떨쳐내고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에 이르는 1박2일 일정의 도보 순례에 나섰다. 그 뒤를 수많은 시민들이 따라 걸었다. 전남 진도 팽목항 부둣가에선 아직도 실종자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여의도 국회 찬 바닥엔 학생과 일반인 등 희생자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생존자 가족들이 몸을 누이고 있다.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면서도, 가족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여전히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도대체 왜? 끔찍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째 날이 밝아오건만, 사람들은 왜 길 위를 떠돌아야만 할까? 안온한 각자의 쉼터로 왜 아직 돌아가지 못하는 걸까? 2년 전 그날로 다시 찾아가보자. “국정운영의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꿔야 합니다. 국민 행복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부터 변해야 합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정부,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부만이, 이러한 꿈을 이뤄갈 수 있습니다.” 헐. 아니, 빙고!
모든 건 ‘그리하지 않은’ 탓이다. 거짓말 때문이고 배신 때문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참사의 책임이 온전히 드러날 것을 꺼리는 정부·여당에 유린당했다. 투명하고 깨끗한 정부란 단어는 그저 농일 뿐이다. 단원고 학생들이 도보 순례에 나선 날, 대통령은 교육 분야와는 쥐꼬리만큼의 공통분모도 없는 여당 대표 출신을 교육부 장관에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신뢰란 단어는,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폭력에 가깝다.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인사를 장관에 임명하는 자나 그걸 정색하고 반기며 받아들이는 자, 3류 코미디의 한 장면 같다.
“그래서 (제가) 대통령 하려는 거 아닙니까?” 대선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내뱉은 한마디다. 꽤나 히트 친 멘트다. 그런데 갈수록 너무 궁금하다. 대체 뭘 한 걸까? 그리고 점점 두렵다. 대체 또 뭘 (더) 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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