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세상은 나아지고 있는가.
2022년 지구촌 사람들은 수년간 엄청난 희생을 치른 감염병을 물리치지도 못한 채 전쟁의 참화를 고스란히 겪었다. 러시아는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순식간에 집어삼킬 듯 전쟁을 일으켰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점령지역을 내주며 밀리고 있다. 이 전쟁으로 수많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희생됐다. 또 전쟁이 불러온 식량과 에너지 수급난에 세계경제는 움츠러들었다. 이 고통은 빈곤한 나라의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집중됐다.
지구촌에서 가장 힘세지만 코로나19로 이미 660만 명 넘게 숨진 미국에선, 올 한 해 607건(11월24일 기준)의 총기 난사가 벌어져 사망자만 4만 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6월 의회를 통과한 총기안전법은 18~21살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 강화를 담았을 뿐, 돌격소총과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등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내용은 빠졌다.
기후변화로 이상기후는 잦아지고 혹독해졌다. 파키스탄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를 겪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카리브해와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에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198개 당사국은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설립에 합의했다. 하지만 ‘어떤 피해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보상금을 부담하는가’ 등 기금 운용 방식은 마련하지 못했다. 지구 온도 상승폭 1.5도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석유·천연가스 등 모든 종류의 화석연료 사용 감축 제안도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의 폭압적 군부통치는 계속되고, 여성에 대한 이란 정부의 살인적 억압은 세계 시민을 분노케 한다.
2022년이 저문다. 우리 삶은 과연 나아지고 있는가.
사진 AP·AFP·REUTERS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 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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