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지구촌의 전쟁과 갈등, 그 틈바구니에서 고통받는 난민을 사진으로 기록한 그리스의 야니스 베라키스가 3월2일 타계했다.
1960년 아테네에서 태어난 베라키스는, 영국 미들섹스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한 뒤 1987년 에서 사진 취재를 시작했다. 그는 이란의 아야톨라 호메이니 장례식, 동유럽과 발칸반도의 탈소비에트 사태, 크로아티아·보스니아와 코소보 전쟁, 체첸,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1·2차 걸프전, 아랍의 봄, 우크라이나 내전, 시리아의 ISIS(이슬람국가(IS)의 옛 이름) 공격 등 끊임없는 세계의 분쟁과 갈등 그리고 뉴스 현장을 취재했다.
2000년 커트 쇼크, <ap> 미겔 모레노와 함께 시에라리온 내전 취재를 나섰던 베라키스는, 매복해 있던 반군에게 공격당했다. 두 기자는 살해당했고 베라키스는 무장한 반군이 사라질 때까지 밀림에 숨어 버텼다. 살아남은 그는 길을 떠나기에 앞서 이 순간을 스스로 찍어 남겼다.
사선을 넘나드는 종군 취재를 이어온 그는 코소보에서 한 작업으로 2000년 ‘월드 프레스 포토’의 제너럴 뉴스 스토리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또 유럽 난민 위기를 취재해 사진팀과 함께 2016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곤궁하고 참혹한 삶의 벼랑에 내몰린 난민들의 실상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증언한 그는, 퓰리처상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임무는 당신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다음에 무얼 할지 결정토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나는 미처 몰랐다’고 말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베라키스는 아테네에서 암과 싸우던 중 58살의 나이로 역사의 증언을 마감했다.
사진 야니스 베라키스
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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