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여름, 지나면 그리워질…

처서 지나도 더운 날씨에 폐장 미루는 해수욕장…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올 여름의 추억 포착
등록 2024-08-30 20:32 수정 2024-09-02 08:26
더운 날씨에 일찍 문 연 해수욕장. 여름의 상징인 해수욕장도 대부분 처서가 지나면 문 닫기 마련이지만, 일부 해수욕장은 폐장일을 늦추며 피서객을 맞이한다. 2024년 8월27일 오후 인천 중구 용유동 선녀바위 해수욕장. 따사로운 햇살과 치우지 못한 파라솔. 지는 해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려는 시민들이 백사장에 앉아 있다.

더운 날씨에 일찍 문 연 해수욕장. 여름의 상징인 해수욕장도 대부분 처서가 지나면 문 닫기 마련이지만, 일부 해수욕장은 폐장일을 늦추며 피서객을 맞이한다. 2024년 8월27일 오후 인천 중구 용유동 선녀바위 해수욕장. 따사로운 햇살과 치우지 못한 파라솔. 지는 해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려는 시민들이 백사장에 앉아 있다.


먼 훗날에는 외려 시원했던 여름으로 기억될 수도 있는 2024년 여름이 물러가는 것 같다.

8월27일 오후 문 닫은 서울 영등포구 한강공원 여의도 수영장 안 샤워 시설.

8월27일 오후 문 닫은 서울 영등포구 한강공원 여의도 수영장 안 샤워 시설.


지난 100년 사이 한반도 기온은 1.6도 올랐다. ‘폭염의 일상화’가 이어지면서 내년, 후년 그리고 그다음 해는 더 더워질 듯싶어, 앞으로 1년 중 절반이 여름일 거란 예측이 괜한 말도 아닐 듯하다.

8월27일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샛강 습지에서 `샛강 숲길을 걷는 사람들'과 어린이들이 모내기한 논에 허수아비가 서 있다.

8월27일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샛강 습지에서 `샛강 숲길을 걷는 사람들'과 어린이들이 모내기한 논에 허수아비가 서 있다.


2024년 여름의 가장 특이했던 점은 긴 열대야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인 열대야 일수는 2024년 8월28일까지 전국은 19.8일, 서울은 38일 발생했다. 전국 기준 5일 정도에 불과했던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견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여름이 당장 물러가는 것 같아도, 더위가 9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겨울 또한 혹독한 한파가 더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위기로 기온이 올라가는 추세인 만큼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더워진 여름과 추워진 겨울은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의류 매장.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의류 매장.


누군가의 밤잠을 설치게 해 눈총을 받았을 매미가 떨어져 있다. 한 달 남짓 짝을 찾고 생을 마감하기 전 온몸으로 울던 소리는 애절했다.

누군가의 밤잠을 설치게 해 눈총을 받았을 매미가 떨어져 있다. 한 달 남짓 짝을 찾고 생을 마감하기 전 온몸으로 울던 소리는 애절했다.


8월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 표주박터널.

8월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 표주박터널.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연신 닦던 손놀림도, 밤잠을 설치던 새벽도, 밤바다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2024년 여름이기에 언젠가는 빛바랜 사진처럼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그 장면을 몇 개 담아봤다.

사진·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감나무 모습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감나무 모습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