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을 흐르는 청계천. 복개와 복원이 거듭되면서 이 주변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영세상인들은 개발과 철거의 삽날에 이리저리 쫓겨다녔다. 하지만 끈질기고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하며 오늘도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중구 황학동은 ‘누런 학’이 날아와 그 지명이 붙은, 그저 논밭이었던 곳이다. 한국전쟁 뒤 판잣집들이 들어섰고, 1967년부터 청계천 복개 공사가 시작됐다. 새마을운동으로 고물이 늘어나자, 골동품점과 헌책방들이 이곳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벼룩시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등장과 함께 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됐다. 문화재와 환경 복원의 구호가 요란했지만, 정작 이곳에서 생계를 유지하던 가난한 사람들, 누구보다 노점상과 철거민이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청계천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고 천문학적 세금을 들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들어서자, 고래 심줄처럼 끈질기게 살아오던 사람들도 부평초처럼 떠다니다 사라지거나 뒷골목으로 스며들었다. 과거를 지워버린 그 자리에 긴 한숨만 남았다.
하지만 거친 노동과 영세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청계천은, 삶의 역동적인 힘과 고단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주변에 펼쳐진 노점상들은 ‘아스팔트 위 풀’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보인다. 이들은 눈부시게 발전한 서울의 중심에서 위태롭지만 아직 예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11월 서울 중구 황학동 거리에서 구둣방을 하는 조병호씨가 손님들이 맡긴 구두를 수선하고 있다.
2014년 3월 철거 용역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철거에 나서자, 상인들이 자신의 노점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병호씨가 철거 과정에서 충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조씨가 심신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그가 구두를 손보던 자리에 화단이 들어섰고, 생전에 구두를 걷으러 다닐 때 함께했던 자전거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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