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가 녹아내릴 듯한 뜨거운 여름에도, 아스팔트가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에도 그곳에서 잠을 청했다. 공장 밖으로 쫓겨난 비정규 노동자들이 몸을 누일 곳은 오직 거리뿐이다. 콜트·콜텍, 동양시멘트, 기륭전자 등 수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그렇게 거리에서 힘겹게 투쟁했다.
8월19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입주식을 한 ‘꿀잠’은 투쟁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집’이다. 비정규 노동자가 편히 꿀잠을 청할 집을 짓자는 소박한 마음을 모아 만들어졌다. 지난해 7월부터 노동자·예술가·기자·종교인 등 각계각층이 힘을 모아 때로는 자신의 재능을, 때론 호주머니 속 푼돈을 합쳐 총 6억여원을 모았다. 부족한 돈은 대출을 받아 마련해, 총 11억원으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4층짜리 낡은 다세대주택을 사들였다.
그 후로도 “우리 집은 우리 손으로 짓자”는 뜻이 합쳐졌다. 전문가들이 기술을, 뜻을 함께한 이들이 노동시간을 보탰다. 공간 설계와 건축은 이윤하 생태건축연구소장(건축사사무소 ‘노둣돌’ 대표)과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장이 맡았다. 노동자·시민 등 자원봉사자들이 목수, 도배사로 나섰다. 1층은 식당 겸 카페와 빨래방, 사무공간으로, 4층과 옥탑은 숙소와 공용공간으로 꾸며졌다. 지하엔 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연장과 비정규 노동자들의 ‘싸움의 역사’를 담은 전시관이 만들어졌다.
불가능해 보이던 꿈이 이뤄졌지만 건물 유지·관리비, 상근직원 인건비 등 비용 마련은 여전히 ‘꿀잠’의 고민이다. 조현철 ‘꿀잠’ 이사장은 “‘꿀잠’이 비정규직 문제를 우리 사회에 지속해서 알릴 수 있는 산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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