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이 끝나고 해가 질 무렵, 류찬희 학생과 염대길 선생님이 녹도 해변을 산책하고 있다.
충남 보령에 위치한 녹도는 50여 가구가 사는 조용한 섬마을이다. 다른 농어촌 마을이 그렇듯, 주민 평균연령이 60살이 넘는다.
이 섬마을에서 일하기 위해 류근필(40)씨 부부는 두 아이와 함께 2016년 이주했다. 문제는 첫째인 찬희(8)가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서 발생했다. 녹도에 초등학교가 없었던 것이다. 예전 녹도에는 아이들도, 학교도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다닐 아이 수가 점점 줄어 2006년 섬에 있던 청파초등학교 녹도분교가 문을 닫았다.
“의무교육 대상자인 류찬희를 국가가 책임져달라!”
2016년 류근필씨가 충남도교육청에 요구한 사항이다. 교육청은 이 요구에 “한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평등한 교육을 실천하겠다”고 답했다. 그리하여 찬희는 지난 3월부터 청파초등학교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에서 초등학교 1학년 교육을 받게 됐다.
폐교가 부활해 다시 학생을 받은 것은 한국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찬희를 위해 섬으로 파견된 염대길(45) 선생님은 방 두 칸짜리 집을 나눠 하나는 교실로, 하나는 관사로 쓴다.
처음 학교가 부활했을 때 “학생 한 명을 가르치기 위해 지나친 투자를 한다” “황재 교육이다”라는 네티즌의 공격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염 교사는 “찬희는 특혜 교육을 받는 학생이 아니다.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은 최소의 환경에서 교육받고 있다. 교사로서 학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다시 배우고 있다. 동심을 잃지 않고 자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내년 이곳 녹도학습장에 또 한 명의 학생이 들어온다. 섬 주민의 손자가 현재 7살이다. 폐교가 부활하는 것도 그렇지만, 학생 수가 늘어난 것 또한 이례적인 일이다.
학교가 있어야 마을에 아이들이 돌아온다. 학교는 마을이 아이들을 키워내는 구심점이다. 오늘 염 교사는 찬희에게 글쓰기 수업을 했다. “장수만 채우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며 써라. 쉬는 시간엔 보리수나무 열매를 따먹으러 가자.”
선생님과 찬희가 학습장에서 마주 앉아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2006년까지 학생을 가르쳤던 녹도분교의 모습.
선생님이 가족여행 사진을 보며 발표하는 방법을 찬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찬희가 손을 꼽아가며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마을 주민이 등교하는 찬희에게 선생님과 함께 먹으라며 참외를 건넨다.
찬희가 동생 채희(5)와 공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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