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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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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촛불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이후 물밀듯 들어온 중국산 양초…

“촛불 양초 만드는 국내 공장 거의 없다”
등록 2017-01-06 16:01 수정 2020-05-03 07:17
2016년 12월27일 오후 경북 경산시 매일양초 공장에서 황나금 대표가 양초를 만들고 있다

2016년 12월27일 오후 경북 경산시 매일양초 공장에서 황나금 대표가 양초를 만들고 있다

어둠을 밝히는 초를 만드는 일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산업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역사상 초는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졌는데, 품질로는 밀랍초를 최고로 쳤다. 현재의 양초는 1850년 스코틀랜드 화학자가 석유에서 파라핀을 추출해 값싸게 만드는 방법으로 탄생했다.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때만 해도 주최 쪽이 집회 한 번에 양초 구입에만 수천만원을 썼다고 한다. 2016년 ‘촛불혁명’ 때는 일부 단체를 제외하고 참가자 대부분이 직접 양초를 준비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곳곳으로 번지면서 양초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국내 업체들은 무덤덤하다. 저가 양초는 마진이 적을 뿐 아니라 몇 년 사이 중국산이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27일 오후 경북 경산시 남천면 매일양초 공장 황나금 대표는 “2008년 시위 땐 양초 대부분이 국산이었다. 하지만 이후 값싼 중국산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현재 촛불집회에 쓰이는 기본 양초를 만드는 국내 공장은 특별주문을 하지 않는 한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2008년 40~50곳이던 양초 공장은 현재 15% 정도 폐업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100원대를 유지하던 기본 양초 가격은 2008년보다 오히려 낮아져 80원 정도다. “수입업자들이 중국산 양초를 무관세 혜택을 받아 싼값에 들여와 팔기 때문에 국산 양초 시장이 가격경쟁에서 밀려 무너져버렸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2만 명→20만 명→100만 명→95만 명→190만 명, 그리고 232만 명. 2016년 12월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기 전까지 여섯 차례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수는 끝없이 불어났다. 11월26일 서울 광화문광장 모습.

2만 명→20만 명→100만 명→95만 명→190만 명, 그리고 232만 명. 2016년 12월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기 전까지 여섯 차례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수는 끝없이 불어났다. 11월26일 서울 광화문광장 모습.

46년째 이어온 경북 경산시 매일양초 공장이 2017년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수지가 맞지 않는 탓이다.

46년째 이어온 경북 경산시 매일양초 공장이 2017년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수지가 맞지 않는 탓이다.

168일 동안 이어온 경북 성주 촛불집회가 12월27일 성주군청 앞에서 열렸다. 주민들은 7월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저녁 촛불을 들었다.

168일 동안 이어온 경북 성주 촛불집회가 12월27일 성주군청 앞에서 열렸다. 주민들은 7월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저녁 촛불을 들었다.

12월10일 7차 촛불집회. 광화문 세월호 천막에서 의료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양초를 나눠주고 있다.

12월10일 7차 촛불집회. 광화문 세월호 천막에서 의료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양초를 나눠주고 있다.

11월19일 4차 촛불집회 때 등장한 '꺼지지 않는 촛불.'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촛불은 시간이 지나면 꺼진다'고 말한 뒤였다.

11월19일 4차 촛불집회 때 등장한 '꺼지지 않는 촛불.'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촛불은 시간이 지나면 꺼진다'고 말한 뒤였다.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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