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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루루 뚜루” 두루미의 설 인사 받으세요

월동지인 강원도 철원 들녘에 내려앉아 단순하고 소박한 삶 이어가는 천연기념물 두루미
등록 2015-02-16 17:03 수정 2020-05-03 04:27
두루미(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 천연기념물 제202호)는 겨울에 얼지 않은 여울을 찾아 무리를 지어 잠을 잔다. 동이 트자 잠자리에서 나온 두루미가 밤새 꽁꽁 언 몸을 풀며 부리를 하늘로 쳐들고 큰 소리를 내고 있다.

두루미(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 천연기념물 제202호)는 겨울에 얼지 않은 여울을 찾아 무리를 지어 잠을 잔다. 동이 트자 잠자리에서 나온 두루미가 밤새 꽁꽁 언 몸을 풀며 부리를 하늘로 쳐들고 큰 소리를 내고 있다.

천적이나 사람들이 방해하지 않으면 두루미의 아침은 평화롭게 느리다. 물이 얼지 않은 여울에서 한 발로 선 두루미는 머리를 등 뒤로 접어서 날개 사이에 묻고 잠을 잔다. 하얀 상고대가 핀 아

침엔 먼저 밤새 꽁꽁 언 몸을 녹여야 한다. 천천히 걷고 접었던 깃털을 고르고 날개를 펴본다. 부리를 치켜들며 기 싸움을 벌이듯 ‘뚜루루 뚜루’ 큰 소리를 낸다. 밤새 기온이 많이 떨어지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 먹이터가 먼 곳에 있어도 게으름을 피우기도 한다.

먹이터는 정해져 있다. 먹이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겨우내 그곳에 머문다. 들녘에서 낙곡을 줍고 한탄천에서 목을축인다. 두루미의 하루는 대부분 먹이를 먹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가족끼리 혹은 작은 무리를 지어 먹다가 해가 질 무렵엔 함께 잠자리로 모여든다.

두루미는 단순하고 소박하게 겨울을 나고 번식지로 돌아간다. 평화로운 철원 들녘 두루미의 설 인사다.

재두루미(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 천연기념물 제203호) 가족이 새벽에 내린 눈으로 하얀 눈꽃이 핀 철원의 산을 지나 먹이터로 날아가고 있다. 지난해 봄에 태어난 맨 왼쪽의 어린 새는 머리에 갈색 털이 남아 있다.

재두루미(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 천연기념물 제203호) 가족이 새벽에 내린 눈으로 하얀 눈꽃이 핀 철원의 산을 지나 먹이터로 날아가고 있다. 지난해 봄에 태어난 맨 왼쪽의 어린 새는 머리에 갈색 털이 남아 있다.

강에서 피어오른 수중기로 ‘나무서리’가 하얗게 내린 새벽, 한탄천의 얼음이 얼지 않은 곳에서 무리를 이뤄 잠을 자고 있다.

강에서 피어오른 수중기로 ‘나무서리’가 하얗게 내린 새벽, 한탄천의 얼음이 얼지 않은 곳에서 무리를 이뤄 잠을 자고 있다.

짝을 이루지 못한 재두루미 무리가 해 질 녘 잠자리로 날아들고 있다. 태어나서 1년이 지나면 어린 (재)두루미들은 어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활한다. 번식하기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짝을 찾을 때까지 또래와 함께 집단생활을 한다.

짝을 이루지 못한 재두루미 무리가 해 질 녘 잠자리로 날아들고 있다. 태어나서 1년이 지나면 어린 (재)두루미들은 어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활한다. 번식하기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짝을 찾을 때까지 또래와 함께 집단생활을 한다.

눈 쌓인 강가에서 어린 새가 어미를 따라 다리 하나를 가슴부위에 올리고 서 있다. 월동지에서 두루미는 가족 단위로 움직인다.

눈 쌓인 강가에서 어린 새가 어미를 따라 다리 하나를 가슴부위에 올리고 서 있다. 월동지에서 두루미는 가족 단위로 움직인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에서 운영하는 ‘두루미 곳간’. 매일 4마리의 재두루미 가족과 고라니가 이곳을 찾는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에서 운영하는 ‘두루미 곳간’. 매일 4마리의 재두루미 가족과 고라니가 이곳을 찾는다.

철원=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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