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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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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그려 우는 마음, 반도의 눈물

등록 2009-08-28 18:29 수정 2020-05-03 04:25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무상이 있는 곳에

영원도 있어

희망이 있다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

-고 김남주 시인의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마지막 구절

사진 <한겨레21> 정용일

사진 <한겨레21> 정용일

1994년, 생의 마지막에 광주의 아들, 해방의 시인은 나지막이 노래했다.

그리고 15년, 동서를 잇고 남북을 잇는 꿈을 꾸었던 별이 꺼졌다.

하늘의 눈가도 붉어졌고, 사람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눈물도 흐르고, 빗물도 흘렀다.

바람도 목이 멘 이별가를 불렀다.

임 그려 우는 마음, 반도의 눈물.

사진 <한겨레21> 정용일

사진 <한겨레21> 정용일

영혼의 반쪽이 먼저 무너졌다.

그리고 나머지 반쪽도 오래 견디지 못했다.

민주주의가 흔들렸고, 남북 평화가 위태로웠다.

그렇게 불안은 영혼을 잠식했다.

그러나 영혼을 울리는 말은 깃발로 남았다.

사진 <한겨레21> 김정효 기자

사진 <한겨레21> 김정효 기자

“국민은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마지막 승리자는 국민입니다.”

사진 한겨레 김봉규 기자

사진 한겨레 김봉규 기자

그렇게 항구의 맺은 절개가 있기에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지지 않을 것을 알기에

바람이 불면 민초와 함께 누워 설움을 노래했던

인동초는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을 것이다.

글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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