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이주의 사진] 모든 것을 버린 채 · 노랑

등록 2005-12-02 00:00 수정 2020-05-03 04:24

▣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1. 모든 것을 버린 채


출근길에 신호를 기다리다 늦가을, 모든 것을 버린 채로 겨울을 맞이해야 하는 가로수의 앙상한 나뭇가지를 찍었습니다. / 김대령

단순함의 미학: 가운데의 나뭇가지만 초점이 맞고 카메라에서 점점 멀어짐에 따라 초점이 흐려지는 변화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큰 변화도 없이 단순해보이는 구성이지만 단순함 그 자체로 좋은 사진 소재이자 주제가 됐습니다. 이른 아침의 하늘빛도 가을 분위기에 어울립니다.

2. 노랑

큰아이가 은행나무 줄기에 떨어진 은행잎을 꽂아놓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졸랐습니다. 은행잎을 찍는 건 너무 심심해서 아이를 넣고 찍어보았습니다. 얼굴에 직사광선을 받아 너무 밝기는 하지만 시선이 은행잎에 이어져서 함께 넣기를 잘했다는 생각입니다만 어떻습니까. / 둘러보기

노출차이: 노출을 은행나무에 맞춘 상태에서 인물을 프레임의 빈 곳에 넣은 셈이군요. 그렇다고 인물의 노출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워낙 노출 차이가 큰 곳에 있다 보니 다른 세상에서 나무와 은행잎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됐습니다. 노출 차이를 이용해 사진가의 표현 의도를 강조할 수 있다고 설명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 사진도 그런 사례인 것 같습니다.

* 이번주부터 인터넷 사진클리닉의 방을 나눠 상담실과 전시실로 구분해 운영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는 사진은 상담실로, 보여주고 싶은 사진은 전시실로 올리면 됩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