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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이 열리자 참사가 잇따른다

등록 2022-07-03 01:11 수정 2022-07-03 11:39
쿠프라 응급이송팀장 이브라힘 벨하산 REUTERS

쿠프라 응급이송팀장 이브라힘 벨하산 REUTERS

아프리카 내륙 나라 차드에서 사하라사막을 건너 리비아로 가던 이주민들이 2022년 6월28일(현지시각) 사막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고 주검으로 발견돼 수습되고 있다.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는 주검 20구는 리비아 남쪽 도시 쿠프라에서 남서쪽으로 약 320㎞, 차드 국경에서 120㎞ 떨어진 곳에서 트럭 운전사한테 목격됐다. 이들을 수습한 쿠프라 응급이송팀의 이브라힘 벨하산은 “이들을 태운 운전자가 길을 잃고 트럭까지 고장 나자, 섭씨 40도의 날씨에 걸어서 사막을 횡단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6월27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선 트레일러를 타고 불법 이주를 하려던 이민자 42명이 차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날 샌안토니오의 기온은 섭씨 39.4도까지 올라갔다. 생존자 중 열사병과 탈진 증상으로 병원에 옮겨진 이 가운데 상당수도 숨져 희생자는 53명으로 늘었다. 또 같은 날 리비아 앞바다에선 이민자를 태운 고무보트가 침몰해 어린이 8명을 포함해 30여 명이 실종됐다. 아프리카 북단의 리비아는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들의 관문이다. 코로나19로 닫혔던 국경이 열리자 전쟁과 박해, 빈곤을 피해 고향을 등지는 사람이 폭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목적지에 채 닿지도 못하고 숨을 거두는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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