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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계산’ 속에 어린이는 죽어간다

등록 2021-05-16 22:05 수정 2021-05-17 11:52
AFP 사이드 카티브

AFP 사이드 카티브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온몸에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2021년 5월1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에 둘러싸여 치료받고 있다.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안 하마스 주요 시설 수십 곳을 전투기로 폭격하는 등 사흘 동안 가자지구에 350여 차례 폭탄을 퍼부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어린이 16명 등 최소 6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도 7명이 희생됐다. 앞서 5월7일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이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종교의식을 치르던 중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이자, 이스라엘 경찰이 성전 내부까지 들어가 진압하며 충돌이 빚어졌다. 하마스는 5월10일 경찰의 사원 철수를 요구한 뒤,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아이언돔’이란 방어체계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상당수 로켓포를 공중에서 터뜨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팔 충돌과 관련해 5월12일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는 미국의 반대로 긴장완화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시민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 개입 호소에 유엔 안보리가 중국의 반대로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자국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비정한 국제관계 속에 가녀린 생명들은 보호막 없이 스러지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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