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2021년 3월3일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선 치알 신(19·가운데)이 경찰의 총격을 피해 자세를 낮추고 있다. 주변의 시위 참가자 중 상당수는 보호 헬멧을 썼지만, 신은 보호 장구를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다. ‘에인절’(천사)이란 영어 이름으로도 불렸던 그는, 총격이 시작되자 주변 사람들을 향해 “앉으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얼마 뒤 에인절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댄서이자 태권도 사범이기도 했던 그가 입었던 검정 티셔츠에는 “모두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날 하루에만 군경의 실탄 사격으로 반쿠데타 시위대 38명이 숨졌다. 유엔은 2월28일 18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이날까지 최소 59명의 미얀마 시민이 희생됐다고 전했다. 숨진 채 누워 있는 에인절의 사진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 그의 희생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다 잘될 거란 치알 신의 희망은 역사의 진보 속에 결실을 거두겠지만, 열아홉 청춘은 너무도 일찍 아프게 스러졌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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