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기획위원의 섹스 이야기]
난 며칠 전 이번 기사를 위해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가게에 써 있는 그대로) ‘성인용품점’을 찾아갔다. 주인 아저씨는 가게 안에 들어와 둘러보려는 나에게 주민등록증 제시를 요구했다. 제도적으로 미성년자인 난 안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쫓겨나야 했다. ‘성생활’용품이 아닌 ‘성인’용품점이라 일컬어지는 것만 보아도 한국의 성의식은 청소년의 성생활과는 무관한 듯하다. 또한 미성년자란 이유로 가게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만큼 한국의 성 담론은 청소년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 애초 제도교육에서부터 청소년은 올바른 성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한다. 기껏해야 성교육 시간에 성(性)에 대해 성(聖)스럽게 생각하는 남성 위주의 구성애 성교육 비디오나 봐야 하는 실정이다. 이렇듯 사회가 청소년의 성, 곧 섹스를 금기시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붙여진 이름 그대로 ‘미성숙’하기 때문이란다.
성숙한 사람이란 자신이 한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자연스레 미성숙한 사람의 의미는 경험 없고 책임감 없는 사람을 뜻한다. 그렇다면 미성숙한 사람에게 섹스를 금기시한다는 그들의 말은 정말 옳으신 말씀이다.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덜컥 임신을 했는데 여성 혼자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하거나 상대방의 의사도 파악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저지르는 데이트 강간과 같은 성폭력을 행사하는 미성숙한 인간에게 섹스를 허해서야 되겠는가. 당연히 미성숙한 인간은 성적 주체의 자격을 가질 권리가 없다. 이 땅에 하루빨리 올바른 성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성폭력을 저지르거나 성 관련 행위를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은 섹스를 금지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앞서 언급한 일들은 모두 성숙하다고 자청하는 성인들이 저지르고 있지 않는가? 성인들은 애써 섹스에 의미를 부여하고 미성숙한 청소년에게 섹스는 안 된다고 말하며 근엄한 척 위선으로 꾸며대고 있지만, 실제 그들은 돈으로 성을 사고팔며 아동의 성을 추행하는 미성숙한 짓을 일삼는다. 성숙하신 어른들 말대로 미성숙한 청소년은 섹스를 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미성숙한 성인의 섹스권을 박탈하고 성숙한 청소년의 섹스권을 인정해야 한다.
청소년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해달라는 것도 이젠 지겹고 근엄하신 어른들을 설득할 능력도 내게는 없지만, 대신 이거 한 가지는 인정하자. 성숙과 미성숙이란 나이로 싹둑 재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난 나의 성을 매매하는 미성숙한 인간들로부터 보호받고 싶지 않다. 하루빨리 미성숙한 짓을 하는 성인들의 섹스권을 박탈해야 성폭력의 위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청소년에게도 올바른 성교육을 받을 권리와 성숙한 섹스를 영위할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겸 | 청소년 기획위원 queer_k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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