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수용도가 높은 인재를 뽑는 게 채용의 핵심이다. 그러려면 면접 때 ‘코칭수용도 질문’을 던져야 한다. 1단계는 지원자의 전 직장 상사에게 연락할 거라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질문은 간단하다. “당신 상사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지원자가 재직 중이라 꺼린다면 그 전 직장의 상사 이름을 묻는다. 지원자가 “홍길동”이라고 답하면 직급(직책)을 추가한다. 면접관이 시시콜콜 이름과 직급을 확인하면 지원자는 전 직장 상사에게 확인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2단계에선 “홍길동씨는 어떤 상사였나요?”라고 질문한다. 답변을 들어보면 지원자가 상사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지원자가 전 직장에 ‘비밀 엄수’ 지침이 있다고 답한다면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자. “홍길동씨가 좀더 해줬으면 바랐던 것이 무엇인가요?” 상사와의 인간관계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코칭수용도 질문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원자의 ‘코칭수용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3단계에선 지원자가 자신의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다고 느끼는지 측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 생각에 지원자가 어떤 것들을 더 열심히 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었을까요?” 성취도가 높은 지원자는 ‘비판적 자아인식’(자신의 성과를 비판적으로 볼 줄 아는 능력) 수준이 높다. 따라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지는 않더라도 다른 사람만큼의 단점을 스스로 찾아낸다. 이것이 코칭수용도의 핵심이다. 이제 마지막 단계다. “내가 지원자의 전 직장 상사인 홍길동씨에게 연락하면 홍길동씨는 지원자의 강점을 무엇이라고 말할까요?” 이 질문의 목적은 두 가지다.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말할 때는 덜 조심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고, 지원자가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특성을 거짓 없이 드러내 보인다. 면접관은 이 질문이 지원자에게 “강점을 기술하라”고 묻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이렇게 물어보면 지원자는 면접관이 원할 거라고 생각하는 답변을 준비해서 말할 가능성이 높다.
코칭수용도란 피드백을 듣고 이를 흡수하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피드백을 예측하는 능력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색소폰 연주의 거장 케니 지가 어떤 음을 놓쳤다거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가 인터셉트를 당했다면, 이들은 지휘자나 코치가 알기 훨씬 전에 그 실수를 알아차리고 왜 실수가 발생했는지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지휘자나 코치가 어떤 피드백을 할지도 정확히 내다본다. 그래서 성취도가 높은 직장인은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다 들을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문제를 고칠 방법과 개선 방안에 대한 조언만 필요할 뿐이다. 따라서 상사가 어떤 말을 할지 지원자가 예상하지 못한다면 그는 당신이 찾는 인재가 아니다.
이병철 시너지컨설팅 대표컨설턴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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