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면접 질문이 많다. 지원자가 연습한 대답을 끌어내는 것들이 그렇다. 왜곡된 정보라서 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다양한 설문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나쁜 면접 질문을 4가지 유형으로 정리한다. 첫째, 흔한 질문을 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신에 대해 소개해보세요” “자신의 장점이 무엇입니까?” “자신의 약점이 무엇입니까?” 등이다. 이런 질문은 너무 모호해 무의미한 대답만을 끌어낸다. 예상 질문 1순위라 지원자가 준비한 대답만 듣게 된다. 이렇게 연습해온 알맹이 없는 답변으로는 누가 ‘고성과자’가 되고 ‘저성과자’가 될지 구별할 수 없다. 지원자를 평가하려고 물어보는 질문에 김빠진 대답을 암송하게 하는 게 ‘라포’(Rapport·상호신뢰관계) 형성은 아니다.
둘째, 과거 행동을 묻는 질문이다. 과거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채용 질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과거 행동은 미래의 행동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예측변수가 된다. 다만 주의가 필요하다. 지원자가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진실한 답변을 할 때만 행동 질문은 효과적이다. “힘든 고객을 상대해야 했던 때를 얘기해주세요.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나 “동료와 충돌했던 경험을 얘기해주세요. 그리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도 말해주세요” 등은 바람직한 질문이 아니다. 유도 질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당신이 협동을 중시하는 회사의 임원인데 면접 때 이렇게 묻는다. “우리 회사는 협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데요, 당신의 팀워크 능력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지원자가 질문 의도를 전혀 몰랐다면 답변을 듣고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회사의 가치를 면접관이 밝혔으니 지원자도 당연히 동조할 수밖에 없다. 하나 마나 한 질문이 돼버렸다.
셋째, “~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는 가상 질문이다. 가상 질문은 이상적인 답변을 끌어낸다는 문제점이 있다. 고성과자인 듯한 대답을 듣게 되지만 현실은 거의 반영하지 못한다. ‘가상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이다. “상사와 이견이 있다면,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내린다면, 회사 행사와 친구와의 약속이 중복되었을 경우, 휴일근무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답변은 뻔하다.
마지막으로 변별력 없는 질문도 사절이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면접 질문은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구별할 수 있어야 가치가 있다. 지원자들이 비슷한 대답을 내놓는 질문을 한다면 똑같은 점수를 받을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반대로 해답이 없는 시험문제를 내버리면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변별하는 지표로 쓸 수 없다.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나요?”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군가요?” “최근 뉴스 중 가장 관심 가는 기사는?” 지원자의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따분한 질문으로 면접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이병철 시너지컨설팅 대표컨설턴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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