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0월 MBC는 을 2주 긴급 편성했다. 아침 프로그램에서 석 달 전 방송했던 성교육 강의가 호응을 얻으며 방송 횟수가 3회에서 7회로 연장된 뒤였다. 그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클릭 몇 번만으로 음란물을 볼 수 있는 인터넷이 확산되던 때, 부모들은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놓는 구성애씨의 청소년 성교육에 열광했다. 11월 초에는 당시 시청률 1위 드라마 에 이어 이 MBC 전체 시청률 2위(36.7%)에 오를 정도였다.
구성애가 등장했던 1998년에 가 나왔다. 이후 한국 온라인게임은 초고속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다. 공부할 시간에 게임을 하는 자녀가 늘었다. 게임에 대한 부모들의 부정적 인식도 확산됐다. 미디어는 게임을 청소년들의 폭력성을 자극하는 원흉으로 지목하며 공포를 조장했다. 덕분에 2011년 ‘셧다운제’(자정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는 제도)가 통과됐다. 게임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은 더욱 안 좋아졌다.
2000년대 초부터 게임업계는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활동을 해왔다. 메이저 게임회사의 모임인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의 산업적 성과를 강조했다. 게임은 문화 콘텐츠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효자 상품이라는 논리였다. 그 밖에 스토리텔링과 심리학, 미디어 분야 교수들이 여러 이론과 전문용어로 게임의 문화적·사회적 가치를 옹호했다.
안타깝게도 이런 노력은 크게 빛을 못 보고 있다.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20년 가까이 해왔지만 여전히 많은 게임회사와 개발자, 게이머는 게임업계 양극화와 함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장 큰 문제로 이야기한다.
대상을 잘못 잡았고, 전략을 잘못 세웠다. 이곳은 ‘입시 지옥’ 한국이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원천은 학부모의 마음이다. 그들에게 게임은 공부의 적이다. 이른바 명문대 입학만이 아들딸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는 학부모의 불안과 분노는 수출 성과나 학자들의 전문용어로 해소될 리 없다.
게임계에 구성애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성에 대한 호기심을 무조건 막으라고 하지 않았던 것처럼, 게임에 대한 자녀의 관심을 무조건 막으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다. ‘게임 리터러시’라는 어려운 표현을 쓰지 않고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켜고 ‘왜 아이들이 그것을 하는지’ ‘왜 밥 먹으라고 할 때 바로 오지 않는지’를 입담 좋게 설명하고, 게임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을까?
은 국내 게임 역사상 최고의 ‘국민 게임’이다.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들도 손쉽게 할 수 있었다. 게임 개발자들은 쉽고 익숙한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한 이들을 위한 쉽고 익숙한 인터페이스는 무엇일까?
‘아우성’은 ‘아름다운 우리 아이의 성을 위하여’의 약자다. 벌써 20년이 지났다. 이제 ‘아우겜’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이왕이면 KBS 방송 시간대에 긴급 편성되면 좋겠다. 게임을 잘 알아야 하는 건, 부모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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