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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그들이 눈 맞을 때

연예인의 비밀 연애…
이미지 고수를 위해 비밀 유지하다 수동적 인정에 이은 적극적 공개 데이트까지
등록 2011-04-08 15:08 수정 2020-05-03 04:26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배우 고수가 있다. 영화 를 거치며 20~30대 여자들의 로망이라고 불렸던 그다. 최근 고수가 무려 열한 살이나 어린 여대생과 사랑에 빠졌다. 고수의 연애는 ‘열애’라는 단어로 포장돼 보도됐다. 다시 한번 고수를 떠올려보자. 누군가의 남자가 된 고수는 여전히 여자들의 로망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결정적 증거가 잡히면 밝힌다

그룹 ‘샤이니’의 종현(왼쪽)과 연기자 신세경(오른쪽)

그룹 ‘샤이니’의 종현(왼쪽)과 연기자 신세경(오른쪽)

스타들이 비밀 연애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타의 생명과도 같은 이미지 때문이다. 어떤 말로도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그 막연한 이미지는 스타를 완성하는 힘이자 때론 무너뜨리는 블랙홀이다. 여러 남자를 공개적으로 사귄 여자 스타 A, 여러 여자를 번갈아 만난 남자 스타 B는 사랑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람둥이’ 이미지를 짊어지고 가는 불운한 사람들이다.

‘누군가의 연인’이란 수식어는 스타에게 떼고 싶은 꼬리표다. 2007년 현빈과 교제했던 한 연기자는 최근 으로 현빈 신드롬이 일자, 자신의 이름 앞에 ‘4년 전 현빈 여친’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굴욕을 당했다. 김혜수와 유해진이 숱한 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결정적 사진이 찍히기 전까지 교제를 인정하지 않은 것도 이런 부담 때문이다.

여전히 숨기는 사람도 있지만 최근에는 당당하게 교제 사실을 밝히는 스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스타가 스스로 공개하기보다는 상황에 휩쓸려 인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발적 공개보다 수동적 인정인 셈이다. 아이돌 스타로 유일하게 공개 연인을 둔 그룹 ‘샤이니’의 종현은 연기자 신세경과 심야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히고 나서야 관계를 인정했다.

일단 연인임을 공개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어쨌거나 만남을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자유롭게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도 있다. 최지우는 군에 입대한 이진욱이 휴가를 나오자 대낮에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거리 데이트를 하는 과감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11년째 연애 중인 가수 세븐과 박한별은 연예계에서 공개 연인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피가 끓는 청춘남녀의 만남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일. 특히 10~20대 아이돌 스타들의 불꽃 연애는 더 자주,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어리다는 이유로, 10대 팬에게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로 알려지지 않아 시작부터 끝까지 비밀에 부쳐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 스타들의 비밀 연애 유형은 크게 보아 두 가지로 나뉜다. 같은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오랜 기간 연습생 시절을 함께 보내며 연인으로 발전한 ‘사내 커플’. 아니면 데뷔 뒤 음반 활동 시기가 같아 방송사, 공연장 등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사이일 때 눈이 맞을 확률이 높다. 대기실은 아이돌 스타가 남 눈치 보지 않고 데이트를 즐기는 곳이다.

1세대 아이돌 그룹 ‘god’ 출신의 데니안이 공개한 ‘스타일리스트에게 상대 연락처 물어보기’ ‘음료수 병 밑에 전화번호 적어 건네기’ 등의 방법은 10년 전에나 통했을 법한 고전일 뿐이다. 요즘은 소속사가 다른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도 거미줄처럼 촘촘한 관계를 맺고 교류한다. 연애의 첫걸음이 연락처 확보가 아니란 얘기다. 어떻게 상대의 호감을 사느냐가 관건이다.

더 과감하고 대범하게

가장 흔한 방법은 역시 선물 공세다. 정상급 걸그룹의 한 멤버는 최근 생일을 맞았다. 그녀 앞으로 온 고가의 선물을 보낸 사람은 대부분 남성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 그중 한 명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 걸그룹 멤버에게 또다시 호감을 표시하는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쳤다. 다만 이름만 말하지 않았을 뿐. 연예인의 비밀 연애도 과감하고 대범해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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