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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안녕 헌법-대한시민 으뜸교양 헌법 톺아보기〉외

등록 2009-12-24 13:32 수정 2020-05-03 04:25
〈안녕 헌법-대한시민 으뜸교양 헌법 톺아보기〉

〈안녕 헌법-대한시민 으뜸교양 헌법 톺아보기〉


차병직·윤재왕·윤지영 지음, 지안(02-322-3575) 펴냄, 1만5천원

법제처가 운영하는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 접속해 검색창에 ‘헌법’ 두 글자를 친다. 화면이 바뀌면서 나온 검색 결과는 모두 43건. 맨 위에는 지난 9월10일 일부 개정돼 시행에 들어간 ‘공직자윤리법의 시행에 관한 헌법재판소규칙’이 있고, 그 아래 두 번째 자리에 ‘대한민국 헌법’이 보인다. 출력을 클릭했다. 전문부터 부칙 제6조까지 A4용지 12장이 인쇄돼 나왔다. 그 안에 대한민국이 오롯이 담겨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조금 들뜨시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2008년 봄과 여름 사이, 밤마다 서울 도심을 배회하신 분일 가능성이 높다. 그 무렵 서울 도심은 노래에 묻혔다. 초저녁 시청 앞에서 출발한 인파는 서소문~명동~을지로를 거쳐, 청계천 뒷길을 돌아 종로통으로, 그리고 내처 광화문을 향해 나아갔다. 사람들의 손에는 촛불이 들려 있었다. 때로 비장하게, 때로 흥에 겨워 그들은 한목소리로 ‘그 노래’를 불렀다. (윤민석 곡) 말이다. 의 지은이들은 그 무렵을 이렇게 표현한다.

“헌법이 우리의 삶으로 녹아 들어온 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헌법에 이렇게 멋진 문장이 있었다니!’라고 느꼈음에 틀림없다.”

그것은 ‘헌법의 재발견’이었다. 어쩌면 우리 자신에 대한 재발견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격과 흥분이 잦아들었을 때, 우리의 헌법은 지독히도 무력해 보였다. 10개 장, 130개 조문이 뼈대를 세우고 주춧돌을 놓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얼개를 구성하는 설계도, 헌법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풀 수 있겠다. ‘설계’와 다른 ‘시공’이 있는지, 촘촘히 따지고 점검해볼 일이다. 지은이들은 이 “헌법을 향해 마치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듯 접근해보라는 초대의 신호”이자 “우리 헌법은 지금 별 이상이 없는가라는 걱정스런 문안 인사의 의미”라고 풀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문명담론과 문명교류〉

〈문명담론과 문명교류〉


정수일 지음, 살림(031-955-1364) 펴냄, 3만원

정수일 교수가 2002년 이후 7년 만에 펴낸 연구서. 1부에서는 문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명담론의 견해를 집대성했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문명 통로쯤으로 한정돼 이해되던 ‘실크로드’의 개념을 한반도-일본-아프리카-아메리카 대륙까지 이어놓는다. 2부는 교류 과정을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김준의 갯벌 이야기〉

〈김준의 갯벌 이야기〉


김준 지음, 도서출판 이후(02-3141-9643) 펴냄, 2만3천원

육짓것과 바닷것이 만나는 갯벌의 생태와 갯벌에 기댄 삶을 종합적으로 그렸다. 저자는 전남발전연구원의 연구원이다. 2000년부터 본격적인 기록을 시작해 500번이 넘는 바닷가행을 감수했다. “겨울 숭어가 앉았다 나간 자리, 뻘만 훔쳐먹어도 달다.” “오월 사리에 잡은 밴댕이는 농어하고도 안 바꾼다.” 갯가 사람들의 말이 갯벌 생물들의 생태와 연결되고, 이는 다시 먹을거리로, 그것을 낚는 사람들의 삶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정체성과 폭력〉

〈정체성과 폭력〉


아마르키아 센 지음, 이상환·김지현 옮김, 바이북스(02-333-0812) 펴냄, 1만8천원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 시절, 센은 히스로 공항에서 ‘학장 친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공항 직원이 입국 서류의 학장 관사 주소를 보고 물은 것이다. 타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문제는 단순히 오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해로 시작돼 점점 왜곡되고, 환영이 형성된다. 저자는 이 오해·왜곡·환영이 세계적 폭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파헤친다.


〈이스탄불의 사생아〉

〈이스탄불의 사생아〉


엘리프 샤팍 지음, 한은경 옮김, 생각의나무(02-3141-1616) 펴냄, 1만4천원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은 터키 거주 아르메니아인들의 약 3분의 2를 학살했다. 이 만행을 여성의 눈으로 재조명한다. 열아홉 살 소녀 아시야는 이스탄불에서 3대에 걸친 친척 여성들 사이에서 자란다.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아마누쉬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터키 여행을 결심한다. 저자는 소설이 출간된 뒤 터키 정부로부터 ‘터키 모욕죄’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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