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바에스 지음, 조구호 옮김, 북스페인(02-3481-1024) 펴냄, 1만8천원
‘책의 홀로코스트’를 추적한 독보적 책이다. 5500년 전 수메르 점토판의 소규모 유실·파괴에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뒤 책 수백만 권이 불타버린 사례까지 가지런히 정리했다. 2004년 출간 뒤 미국 정부가 저자를 ‘기피 인물’로 지목했을 만큼 고증이 치밀하다. 노엄 촘스키는 “이 주제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독재·아집·자만·무지가 있는 한 모든 책은 ‘불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주언 지음, 리북(02-322-6435) 펴냄, 2만6천원
1987년 기자로 재직할 당시 ‘보도지침’을 폭로한 원로 언론인의 저작. 언론통제의 핵심 수단을 저자는 3가지 축으로 정리한다. 커뮤니케이터의 통제, 미디어 통제, 메시지 통제. 지난해 말 미디어관련법의 입법 전쟁 와중에 책이 완성됐으나, 현실의 상황 전개를 추가해야 할 필요에 따라 초판본 대신 개정판이 독자를 만나게 됐다. 책 표지에는 ‘언론통제에 대한 마지막 기록이길 염원하며’라고 쓰여 있다.
이희재 지음, 교양인(02-2266-2776) 펴냄, 1만7800원
한국어를 ‘우리말’ 틀이 아니라 ‘다른 말’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며, 우리말에 대한 고민을 ‘번역’으로 확장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어의 논리가 아니라 외국어의 논리를 맹목으로 추종하는 한국 번역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일본이라는 중간상을 거친 번역, 그것을 저자는 ‘기원의 은폐’라고 부른다. 저자는 한국어의 특징을 번역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말한다.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여름언덕(02-2266-2501) 펴냄, 9800원
제목에 대한 답을 많은 독자들은 알고 있다. 바로 애거사 크리스티의 의 살인범은 화자인 셰퍼드 의사다. ‘크레타섬의 패러독스’다. 저자는 크리스티의 소설책을 처음부터 찬찬히 푸아로처럼 살펴나간다. 이는 읽기에 대한 통찰로도 연결된다. 탐정소설은 범인을 찾아나가는 ‘외길’을 알려주는데, 정말 살인사건의 범인은 제대로 잡힌 것일까.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소설의 외길에 잘못 들어선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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