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수공업자, 우리 시대의 장인들
박영희 지음, 조성기·강제욱 등 사진, 삶이보이는창(02-848-3097) 펴냄, 1만1천원
2006년 35살의 젊은 사진기 수리공 김성민은 간염을 앓고 있었다. 그가 입원한 병원 복도에는 그가 살려낸 사진기로 찍은 사진들이 모인 ‘회복기원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결국 사진전은 추모전으로 바뀌었다. 대구민예총은 그참에, 김성민을 필두로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 사진을 찍는 작업을 했다. 세공사 김광주, 제과제빵사 이학철, 선박수리공 황일천, 이발사 문독식, 철구조물 제작사 김기용씨 등이 그들이고 책은 그 결과물이다.
나이 먹는 즐거움
박어진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1만원
28년간의 월급쟁이 생활을 마감하자 오십이었다. 완경 이후 갱년기 우울증이 찾아왔다. 손끝은 저리고 무릎은 시큰거리고 눈은 침침해졌다. 하지만 그는 새벽 첫차를 타고 광화문으로 가 라틴댄스를 배웠다. 몸은 욱신거리고 진도도 뜻대로 안 나갔지만 계속 춤을 춘다. 왜? 즐거우니까! 대학생 딸과 고3 아들을 둔 엄마 겸 주말 남편이 있는 평범한 아내, 박어진이 그리는 유쾌한 후반생!
비밀의 계절 1, 2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문학동네(031-955-8860) 펴냄, 각권 1만2천원
장르문학 시리즈 ‘블랙펜 클럽’의 첫째권. ‘나’ 리처드 페이펀은 ‘버니’의 주검이 발견되는 현장을 지켜보며 불안감에 시달린다. 두려움이나 죄책감이 아니라 오래도록 자신의 현실을 잠식하지 않을까 하는 예감에서다. 사건 발생 10여 년 뒤 그는 지난 시절을 고백한다. ‘나’는 지적 허영과 호기심에서 고전어학과에 입학하고 폐쇄적인 동아리에서 동경과 열등감을 느낀다. 사실 동아리는 그에게 비밀로 한 채 디오니소스제를 실행하려 한다.
숨
더불어숨 편집부 지음, 더불어숨(02-3482-0999) 펴냄, 5천원 이상
동물보호와 생명권을 다루는 잡지가 나왔다.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에서 출판사를 만들고 펴냈다. 창간호의 특집은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인간중심주의에 빠진 생명과 생태 개념을 비판하고 확장된 의미의 ‘생명권’을 주장한다. 창간호는 배송비 없이 ‘최저가’ 5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u>(www.withanimal.net/soom)</u>에 들어가 후원금을 보태어 입금하거나 기증하면 된다.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조나 레러 지음, 최애리·안시열 옮김, 지호(031-903-9350) 펴냄, 1만8천원
프루스트의 의 가장 유명한 장면. 주인공이 마들렌을 한입 베어물자 과거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저자는 이 프루스트의 서술이 최신 신경과학을 완벽하게 보여준다고 말한다. 즉, 후각과 미각만이 뇌의 장기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그 외에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청중을 폭동으로 몰아간 불협화음으로 ‘패턴을 듣는 법’을 예견했다. 최신 뇌과학의 성과를 예술가들의 ‘선견지명’으로 살핀다.
책의 제국 책의 언어
조우석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02-336-5675) 펴냄, 1만5천원
‘먹물’은 중금속보다 해악이 더 크고, 책이 죽어야 책이 산다고 믿는 문화전문기자의 서평집. 책은 세상을 보는 ‘쪽문’일 따름이고, 온갖 미디어는 인간 무의식과 활동의 침전물, ‘똥’에 불과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설을 푼다. 그럴수록 ‘그래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더 간절해진다. 그는 문명사의 전환을 맞아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성격과 가능성을 원점에서 점검해보자고 한다. 에 발표한 글을 모았다.
오르가슴
롤프 데겐 지음, 최상안 옮김, 한길사(031-955-2010) 펴냄, 1만6천원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 이 제목은 섹스가 지속되는 시간을 지칭한다. 이 책에서는 오르가슴의 지속 시간이 ‘12초’라고 말한다. 오르가슴은 성욕이 추구하는 최고의 정점이다. 인간이 누리는 감각적 희열의 완성이다. 최근 진보생물학은 더 나아가 육욕이 정신적 창조활동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르가슴에 대한 통제불능의 갈망은 당사자의 지적 활동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갈망 때문에 두뇌를 최대한 활용했고 예술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인 쏟아졌다는 것이다.
그림과 눈물
제임스 엘킨스 지음, 정지인 옮김, 아트북스(031-955-7977) 펴냄, 1만5천원
그림 앞에서 울어본 적이 있는가. 저자는 요즘 사람들이 그림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18세기나 19세기에는 그림에 강렬히 반응했다는 증거가 많이 남아 있다. 왜 눈물은 말라버렸을까. 저자는 신문과 잡지를 통해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린 경험담’을 모집했고 400통의 회신을 받았다.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다양하리라고 생각했는데 회신 결과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