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한국 건강불평등
이창곤 쓰고 엮음, 도서출판 밈(02-762-5154) 펴냄, 1만2500원
가난한 사람은 더 아프다. 책은 이런 ‘소문’을 실증한다. 예를 들어 흡연. 흡연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건강 불평등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왔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학력과 소득, 직업 등에 따라 흡연율이 다르다. 이 차이는 시간에 따라 날로 늘고 있다. 책에서는 구체적인 사례로 이어진다. 떠돌이, 막노동꾼, 쪽방 거주자들을 인터뷰해 흡연에 대한 생각을 듣는다.
평론가 매혈기
김영진 지음, 마음산책(02-362-1451) 펴냄, 1만1천원
왠일인지 산문집이다. 영화평론가로서 여전히 활발한 글을 ‘생산’하고 있는 그가 유년과 청년시절을 고백한다. ‘매혈’? “나는 은연중에 숱하게 본 영화 속의 삶을 내 삶의 리듬과 혼동하며 살았다.” 말처럼 아주 오랫동안 영화가 그의 삶을 지배했다. 그래서 그의 고백은 뒤에 따라붙는 영화평론과 감독에 대한 오마주 글과도 어울린다. 중간에 박찬욱, 장률, 무라카미 류, 기타노 다케시를 만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시간의 창공
로렌 아이슬리 지음, 한창호 옮김, 강(02-325-9566) 펴냄, 1만2천원
과학을 시적 언어로 풀어내는 과학철학자의 1959년 강연 원고를 모았다. 그는 진화의 여정에서 인간의 역사가 얼마나 왜소한지를 말한다. 그가 키워드로 삼은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세계는, 죽음은, 생명은, 인간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되었는가. 그리고 인간은 얼마나 인간적인가, 자연스러운 것은 어떻게 ‘자연스러운가’. 그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현재의 과학적인 세계도 미래에서 보면 ‘우리 시대에 상응하는 환상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
마일즈 리트비노프·존 메딜레이 지음, 김병순 옮김, 모티브북(02-3141-5822) 펴냄, 1만5천원
공정무역은 1950년 시작된 이래 꾸준히 성장했다. 공정무역 제품 수는 5년 사이 15배 증가했으며, 수공품에서 커피·초콜릿 등 먹을거리를 지나 홑이불, 신발 등의 상품으로 확대됐다. 주도권은 선진국이 쥐었지만 그 이익의 많은 부분이 생산자인 개발도상국의 농민들에게 분배됐다. 공정무역 농민 협동조합은 공정무역 이후 25~60% 소득이 증가했다. 앞으로 과제도 많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남겨야 하고 개발도상국끼리의 거래가 활발해져야 한다. 공정무역은 시장경제 내의 성공담이다.
예수
드니 프리케르 지음, 번역 네트워크 ‘사이에’ 옮김, 웅진지식하우스(02-3670-1522) 펴냄, 8500원
‘고정관념Q 시리즈’의 첫째 권. 시리즈는 프랑스 ‘프 카발리에 블뢰’ 출판사에서 130여 권이 나온 ‘고정관념 시리즈’를 추려 옮겼다. 고정관념을 몇 개의 정의로 묶고 이에 대해 해설해나간다. 에서는 ‘예수에 관한 비밀문서들이 존재한다’ ‘예수는 가난하고 집도 가족도 없었다’ 등이 제시된다. 예수의 가족 구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이 설명은 ‘예수의 형제나 자매’라는 표현의 이해로 나아간다. 1차분으로 이 함께 나왔다.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박준성 등 지음, 철수와영희(02-861-0815) 펴냄, 1만2천원
월간 의 19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기획 강좌를 엮었다. 역사(박준성), 여성(이임하), 글쓰기(안건모), 경제(정태인), 교육(홍세화), 노동(하종강)이 ‘80의 진보’를 이야기한다. 일을 하는 안건모는 자본가가 20%, 노동자가 80%인데 20%의 생각이 80%의 생각을 지배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 ‘대학 안 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고 법관 꿈을 꾸었지만 노동자로 살다가 삶이 바뀌는 계기를 맞는다.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지승호 지음, 시대의창(02-335-6121) 펴냄, 1만3500원
지승호의 무려 ‘11번째 인터뷰집’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은 (80 대 20이 아니라) 90 대 10이라고 말한다. 그는 박노자, 홍세화, 김규항, 한홍구, 심상정, 진중권, 손석춘을 만났다. “인터뷰한 많은 분들은 ‘늘 똑같은 소리만 한다’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그럼에도 그분들이 똑같은 얘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한 가지일 게다. 한국 사회가 전혀 바뀌지 않았으니까.”
꽃분이의 손에서 온기를 느끼다
신동호 지음, 김영진 그림, 이룸(02-324-2347) 펴냄, 1만1700원
저자는 ‘분단이 고맙다’고 말한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져갔는가를 증명”하고 “만남 속에 지향할 바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시인인 저자는 (사)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문화협력위원장으로 북한을 오가며 문학적 상상력을 남북 관계에 잇댔다. 그는 북한 소설을 따뜻한 눈으로 읽어준다. 학생의 단편소설 를 읽고는 감수성에 감탄하고 ‘노벨문학상 하나쯤’을 꿈꾸고, 으로 경제 봉쇄 속 북한 주민의 삶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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